경기고 72회 동창... 정치권에서는 여야 엇갈린 길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종걸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국당은 ‘저렴한 패악질’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검찰개혁특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른바 ‘삼성 떡값 리스트 사건’을 거론하며 “공수처법은 (삼성 떡값) 리스트에 올랐지만 조사와 처벌을 받지 않은 황교안 (당시) 검사와 같은 사람들을 조사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리스트의 신빙성이 입증됐지만 그 어떤 조사도 받지 않던 사람들은 리스트에 올랐던 검사들”이라며 “촛불은 공수처법을 처리하라고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권력을 감시하기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검사출신인 황 대표를 콕 집어 대표사례로 꼽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야당 대표에 대한 저렴한 패악질이 달빛(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인 ‘달빛기사단’ 추정)과 어우러져 더러운 악취를 풍긴다”며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이 굳게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라도 찍힌 듯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집 나간 검찰을 잡아 오기 위해 공수처를 동원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낸다”며 “시대착오적 정신상태가 민주당의 종특(종족특성)인가 보다”라고 규탄했다.
이종걸 위원장은 황교안 대표와 경기고 72회(1976년 졸업) 동창이다. 다만 여야에 속한 정치인으로서 ‘대치’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황 대표가 신임 한국당 대표에 오르자 페이스북에 “45년 지기 황교안이 한국당 대표가 됐다. 축하 인사를 하기엔 한국 정치가 너무나 녹록지 않다”며 “친구로서 그에게 ‘메멘토모리(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란 말을 해주고 싶다. 이 말은 로마시대에 승전한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겸손해지라고 누군가 뒤를 따라가면서 외쳤다고 한다”고 썼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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