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리포트] ‘청개구리 신화’는 어떻게 무너졌나
[저작권 한국일보]김광석 참존 회장 가족 사업 / 강준구 기자/2019-10-20(한국일보)

참존의 부실 배경에 가족경영 폐해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김광석(80) 회장의 배우자인 정모(73)씨가 출근도 하지 않고 회사에서 매년 2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은 점도 논란이다.

정씨는 1994년부터 2012년까지 참존 이사를 지냈고, 2015년 10월까지 감사를 지냈다. 한국일보가 확보한 정씨의 2008~2015년 급여목록(특별상여 등 포함)을 보면, 정씨는 매달 2,100만원에서 최대 4,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연봉으로 따지면 매년 2억원 이상을 수령한 셈이다. 정씨는 2015년 회사를 떠난 뒤에도 3년 동안 벤틀리 차량과 기사 인건비 등을 지원 받았다.

가족이라 해서 고액연봉을 받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회사 내부에선 정씨가 회사에 정상적으로 출근한 적이 없고, 주부로서 업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일보가 참존 직원들을 취재한 결과 참존 건물에서 정씨를 위한 별도 집무실을 본 적이 없으며, 출퇴근하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고 전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확인한 참존의 2017년 서울지방국세청 세무조사 결과에서도 국세청은 정씨가 감사 시절 지급받은 급여를 정상적인 회사비용으로 인정하지 않아 급여만큼을 추징했다. 김 회장 측은 이에 대해 참존이 사실상 가족회사 형태로 운영돼왔기 때문에 다른 회사와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고, 정씨가 수시로 김 회장과 주요 경영사안을 논의해왔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사내에서 특별대우를 받은 흔적은 또 있다. 한국일보가 확보한 A4용지 28페이지 분량의 김 회장의 비서실 업무 매뉴얼을 살펴보면 김 회장뿐 아니라 정씨를 위해 챙겨야 할 내용이 빼곡히 기재돼 있었다. 정씨 요청이 있을 경우 골프와 식당예약을 해야 하고, 병원에 갈 때도 비서가 직접 수행해야 했다. 종합소득세ㆍ재산세 납부와 연말정산 등 납세 관련 업무도 모두 회장 비서실에서 처리하도록 자세히 기재돼 있다.

이를 위해 정씨의 주민등록번호와 신용카드 번호, 차량번호, 이메일, 항공사 예약정보 등은 회장비서실 직원들이 알아둬야 할 필수항목으로 분류됐다. 김 회장 개인일정을 기록해둔 업무수첩을 봐도 부인 정씨의 병원 진료일정과 골프 부킹 일정 등이 별도로 체크돼 있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강철원 기자 strong@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