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체험공간으로 차별화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20일 오전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에서 굿즈(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강진구 기자

일요일 아침인 20일 오전 8시, 서울 역삼동의 한 건물 앞에 150m가 넘는 줄이 늘어섰다. 이날 최저기온은 10도.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힘든 기색을 비치는 사람은 없었다. 일찌감치 챙겨온 간이 의자에 앉아 추위를 달래는 이도 눈에 띄었다. 300명 넘는 사람들이 한데 모인 이유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다. 18일부터 개장한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임시매장) ‘하우스 오브 BTS’에서 남들보다 먼저 굿즈(물품)를 구매하기 위해 긴 기다림을 선택한 것이다.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가 18일부터 80일간 운영을 시작했다. 주말에는 시간당 2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문전성시다. 기존 팝업스토어와 차별화된 굿즈와 다양한 볼거리가 팬 ‘아미’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높은 인기만큼 굿즈 품절도 빠르다. 한 벌에 4만9,000원인 티셔츠 일부 사이즈는 오전 9시 개장 전부터 일시 품절됐다. 전날 원하는 물품을 사지 못했다며 다시 방문한 팬도 적지 않았다. 이날 3등으로 도착했다는 직장인 이윤지(33)씨는 “경기 용인시에서 출발해 오전 3시 40분부터 기다렸다”며 “지금 아니면 나중엔 못 사니까 오랜 기다림도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관계자는 “스티커와 에어팟(애플의 무선 이어폰) 케이스, 의류 등이 인기 품목”이라고 귀띔했다.

다양한 볼거리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인 팝업스토어는 ‘DNA’와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를 재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인기가 높았던 장소는 정규 2집 리패키지 ‘유 네버 워크 얼론(You never walk alone)’의 표지 촬영 장소인 강원 강릉시 송주제일중ㆍ고등학교 버스정류장을 본 딴 곳이다. 방탄소년단 캐릭터와 함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키오스크도 팬들을 불러모았다. 정모(30)씨는 “굿즈도 다양했지만, 캐릭터 전시 등 팬들이 사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넓었다”며 “팝업스토어는 첫 방문인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꾸며져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20일 오전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에 방문했다. 강진구 기자

이번 팝업스토어의 성공비결은 역시 차별성이다. 앞서 빅히트는 지난 5월부터 두 달 간 미국과 영국, 프랑스에서 방탄소년단 월드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와 연계해 팝업스토어를 연 바 있다. 빅히트는 ‘하우스 오브 BTS’를 기존의 콘텐츠와 규모보다 한층 발전시켜 복합 체험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아미’는 당시와 비교했을 때 굿즈가 다양해지고 체험 공간이 넓어졌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미국 시카고에서 온 메건 케네디(25)씨는 “미국 팝업스토어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곳이 훨씬 살 거리와 볼 거리가 많다”며 “서울에 18일 도착했는데, 31일까지 친구들과 함께 여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팝업스토어로 올릴 수익도 관심이다. 특히 26일과 27일, 29일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마지막 공연에 맞춰 이곳 방문자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굿즈를 사는 데 100만원 넘게 썼다는 정지예(14) 학생은 “몇 달 치 용돈을 부모님에게 미리 받았다”며 “방탄소년단에게 쓰는 돈이니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빅히트는 다음달 23일부터 12월 29일까지 일본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의 대형 쇼핑몰에서도 ‘하우스 오브 BTS’를 추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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