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검찰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일명 공수처의 도입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주 야권이 공수처 법안은 현 정권의 집권 연장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다음 국회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여당은 공수처 법안을 뺀 검찰 개혁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며 공수처 법안을 거부하는 것은 검찰 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찐빵은 속에 팥을 넣어 김에 쪄서 익힌 빵인데, 찐빵 안에 팥을 뜻하는 앙꼬가 없으면 찐빵의 맛이 나지 않는 것처럼 검찰 개혁의 핵심인 공수처 법안을 빼고 검찰 개혁을 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앙꼬는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 ‘떡이나 빵 안에 든 팥’을 이르는 말로 풀이되어 있고 ‘앙꼬도 없는 퍽퍽한 빵을 정신없이 먹었다.’ 등의 용례가 제시되어 있지만 이는 일본어 ‘あんこ’에서 온 말이다.

‘あんこ’는 일본어로 ‘팥소’나 ‘속을 채우는 물건’이라는 뜻인데, 이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앙꼬’라는 말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의 ‘다듬은 말’을 보면 ‘앙꼬’는 ‘餡子(あんこ)’에서 온 말이어서 ‘팥소’로 순화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팥소에서 ‘소’는 ‘만두소’처럼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속에 넣는 재료를 말하는데, 팥소는 팥을 삶아서 으깨어 만든 것이다.

비록 앙꼬가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만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기 때문에 팥소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말을 사용하게 되면 신문과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널리 퍼지게 마련이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말 한마디에 국민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일본어투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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