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7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자국 어업 단속선과 북한 어선의 충돌 장면을 담은 영상을 18일 공개했다. 자민당 내에서 영상을 공개하라는 압박이 나오고, 북한도 ‘정상 항행하던 어선을 침몰시켰다’며 배상을 요구하자 적극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수산청은 이날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지난 7일 동해 황금어장인 대화퇴(大和堆) 주변 해역에서 일본 수산청 단속선 ‘오쿠니’호가 북한 어선과 충돌한 모습을 담은 것이라며 13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오쿠니호가 북한 어선을 향해 물대포를 쏜 뒤 두 선박이 충돌해 북한 선박이 침몰하는 장면이 담겼다. 수산청은 “우리 쪽은 똑바로 항해하고 있는데 북한의 배가 왼쪽으로 키를 꺾었다”고 주장했다. 또 “영상 속 북한 어선에는 조업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이 보인다”며 자신들은 위법 조업을 단속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7일 일본 정부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는 해역에서 일본 단속선이 북한 어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일본 측은 불법 조업 중인 것으로 보이는 북한 어선에 퇴거를 경고하는 과정에서 북한 어선이 급선회해 왼편에 있던 단속선과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충돌 후 북한 어선에는 침수가 발생, 승조원 60여명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에 일본 단속선은 구명정 등을 던져 이들을 구조하고 인근 북한 선박에 인계했다.
일본 정부는 인계 전 북한 승조원들에 대해 별도의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불법행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는 등 북한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해왔다. 당초 사고 당시 영상도 보여주지 않고 사진 6장만 공개해 자민당 내부에서도 저자세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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