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국감서 연장 가능성 시사… 해병대사령관 ‘함박도 초토화’ 발언 칭찬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8일 종료까지 불과 한 달 정도 남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의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협정이라고 두둔하면서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국방부 입장에서는 그것(한일 지소미아)도 하나의 (안보) 수단이기 때문에 도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일 협상 결과에 따라 종료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8월 22일 한일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협정의 효력은 11월 22일까지만 유지된다.
당위성이 정 장관 주장의 근거다. 그는 ‘지소미아가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냐’는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국가 안보에 0.001%의 위해 요소도 있으면 안 된다는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들을 강구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라고 했고 ‘안보에 도움이 되면 파기해서는 안 된다고 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지소미아를 활용해 한일 양국이 총 32건의 정보를 교환했다고 밝힌 뒤 “일본이 요구한 정보가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환된 정보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저자세 논란을 의식한 듯 대북 태도는 강경해진 모습이다. 이날 정 장관은 최근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의 ‘함박도 초토화 계획’ 발언과 관련해 “정말 안보에 대한 지휘지침이나 마인드를 잘 새기고 싸울 수 있다는 표현”이라며 “그런 결기를 보여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하노이 노 딜, 스톡홀름 노 딜 등으로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만 무장 해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다.
이 사령관은 15일 국방위의 해병대 국정감사에서 무소속 서청원 의원이 “북한 선박이 함박도에 접안할 당시인 2017년 어떤 조치가 있었냐”고 묻자 “유사시 초토화할 수 있도록 해병 2사단의 화력을 계획했다”고 답했다. 다만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함박도에 대한 타격 계획은 침투가 아니다. 해병대사령관의 초토화 표현은 의지적 표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장관은 또 최근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 남북 예선전이 무관중으로 생중계 없이 열린 상황에 대해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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