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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레터] 역대 대통령 지지율 반토막 만든 ‘결정적 한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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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레터] 역대 대통령 지지율 반토막 만든 ‘결정적 한방‘은

입력
2019.10.19 10:00
수정
2019.10.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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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근 비리, 경제 실패 등이 주요 요인…한 번 꺾이면 회복 어려워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 차세대 디스플레이 더월을 통해 직원들의 환영인사를 시청하며 손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아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 차세대 디스플레이 더월을 통해 직원들의 환영인사를 시청하며 손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아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한국갤럽의 10월 셋째주(15~17일) 조사에서 39%로 나타났습니다. 취임 후 최저치이자, 집권 2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9월 셋째주(9월17~19일) 조사에서 40%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더 떨어진 셈이죠. 높은 국정 지지율(81%)로 임기를 시작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중반을 맞아 반토막이 난 겁니다.

Q. 결국 ‘조국 대전’ 때문이겠죠?

그럴 겁니다. 집권 3년차인 올해 들어서도 5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던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명하면서 40%대에서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조국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관련 논란이 길어지면서 피곤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조 장관이 사퇴한 후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살짝 반등하기도 했지만, 지지율 하락세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Q.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지지율 하락을 겪었잖아요.

그렇죠. 역대 대통령들의 국정 지지도를 떨어뜨렸던 결정적 ‘한 방’이 뭐였을 지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1988년부터 대통령 직무 평가 여론조사를 시작한 한국갤럽의 수치를 바탕으로 한 번 살펴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10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 수석 비서관 회의를 열어 최순실씨 국정농단 관련 미르재단과 K 스포츠 재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10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 수석 비서관 회의를 열어 최순실씨 국정농단 관련 미르재단과 K 스포츠 재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영권 기자

Q. 박근혜 전 대통령이야 최순실 사태가 결정적이었겠죠?

맞아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014년 세월호 참사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처 미흡 등으로 떨어지는 와중에도 30% 언저리는 꾸준히 유지했는데요. 그러다 2016년 9월부터 불거진 최순실씨 국정농단 개입 의혹으로 뚝뚝 떨어지더니 그해 11월 한 자릿수로 진입을 했죠. 3주 연속 5%, 그리고 마지막 주엔 4%로 추락합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저치 기록(6%)을 갈아치운 건데요. 결국 이듬해 3월 탄핵으로 이어졌죠.

Q. 김대중 전 대통령은요?

A. 취임 초(1998년 3월) 70%대의 높은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는데요. 바로 다음해인 1999년 5월 발탁한 김태정 법무부 장관이 엮인 ‘옷 로비 사건’으로 휘청거렸어요. 옷 로비 의혹은 1999년 내내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를 거치며 김대중 정부의 레임덕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또 2002년에는 ‘대통령 아들 비리’ 사건을 계기로 “저는 지금 고개를 들 수 없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라며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같은 해 9월 김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0% 후반으로 떨어졌답니다.

2002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남 홍업씨의 구속에 앞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2002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남 홍업씨의 구속에 앞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Q. 아들이 발목을 잡은 셈이군요.

맞아요. 근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더 타격이 컸어요. ‘소통령’이라 불리던 차남 김현철씨가 1997년 5월 기업인들로부터 수십억대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임기 초에 굵직한 개혁조치로 기세등등했던 지지율이 급락했습니다. 지지율은 10%대까지 내려앉았는데요. 김 전 대통령 차남이 엮인 이른바 한보사태는 또 이후 벌어질 국제통화기금(IMF) 긴급 구제금융 신청이라는 한국 경제 참극의 서막이기도 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7년 청와대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선자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7년 청와대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선자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Q. 결국 경제 파탄까지 가세를 한 거네요.

그렇습니다. 1997년 1월 재계 14위인 한보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보철강 부도를 신호탄으로 재계 26위 삼미, 재계 8위 기아그룹 등이 줄줄이 무너졌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정부는 1997년 11월 21일 IMF에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죠. IMF 외환위기는 박 전 대통령 이전 최저치의 국정 지지도라는 ‘불명예’를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안겼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남은 임기 9개월 내내 한 자릿수에 머무르다 결국 6%의 지지율로 임기를 마무리해야 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12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12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Q.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시작과 끝이 안 좋았다죠?

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야당과 보수언론의 공격,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사회양극화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취임 1년차였던 2003년부터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갔죠. 열린우리당 분당 등으로 곤두박질 치던 지지율은 2004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역풍’을 맞으면서 다시 60%대까지 지지율이 치솟았어요. 다만 이후에도 고(故) 김선일씨 납치ㆍ살해 사건, 이라크 추가 파병, 세종 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의 악재가 겹쳐 임기 말 노 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다시 20%대를 기록하게 됐죠.

2007년 12월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중앙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12월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중앙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Q. 결국 측근 문제거나 경제 문제가 역대 대통령들 발목을 잡은 거네요. 이명박 전 대통령도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노 전 대통령 후임인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집권 초부터 지지율이 흔들렸어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의 확산으로 취임 초 52%였던 지지율이 21%로 곤두박질쳤죠. 그리곤 미국발 금융위기로 좀처럼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했는데요,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문제라지만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고 당선된 이 전 대통령에게는 큰 시련이었죠. 집권 말기인 2012년 친형 이상득 전 의원 등 측근들의 구속으로 20% 후반의 지지율을 유지하다가 퇴임을 맞았습니다.

Q. 한 번 꺾인 대통령 지지율, 회복이 가능할까요?

모든 대통령은 취임 초 허니문 효과와 신선한 개혁 조치 등이 맞물려 국정 지지율은 상승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임기 중ㆍ후반으로 향할수록 온갖 난제가 겹치고 각종 정책의 반대자는 늘어나면서 지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죠. 아마 30~40%대 지지율을 임기 5년이 다 될 때까지 유지할 수만 있다면 성공한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을 겁니다. 지지율 추락 앞에서 역대 대통령들은 제각기 반등을 위해 무진 애를 썼어요. 그러나 한 번 내려간 지지율이 다시 치솟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연 다를까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까지와 똑 같은 행보를 보여서는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 그리고 등을 돌린 국민들을 끌어안기 위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아닐까 싶네요.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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