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日총리 면담 의제 등 조율 청와대 한일관계 회의에는 참석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일관계 구원투수 역할을 할까. 일본 방문을 앞둔 이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국 갈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한다면 큰 정치적 자산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이 총리도 한일관계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2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장관회의에 이 총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별도 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총리가 참석하지 않는 것을 이례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문 대통령이 ‘경제 활력 제고’를 신신당부하는 중요한 자리였던 만큼 이 총리의 불참이 의아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더구나 앞서 총리실이 공개한 총리 일정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대책 회의가 전부였다.

비슷한 시각, 이 총리는 방일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었다. 청와대와 총리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늦은 오후 이 총리는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관계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방일 관련 준비상황을 공유하는 것에 더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롯해 정ㆍ재계 인사들과의 면담 의제를 조율하는 성격의 회의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또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일본 정계 분위기를 파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베 총리와의 면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급 인사가 공개적으로 대화하는 것인 만큼, 작은 메시지 하나하나도 신중히 살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회의를 누가 주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회의는 문 대통령 경제장관회의 이후 열렸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비롯,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에 이르는 갈등을 일거에 해결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외교가 중론이다. “아베 총리를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고,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을 축하하러 가는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도 기대감을 낮추기 위한 작업이란 해석이다.

다만 악화일로를 걸어온 양국이 대화 물꼬를 트는 데 기여한다면, 이 총리의 존재감이 부각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 대통령이 경제ㆍ민생에 집중하는 동안, 총리에게 맡겨진 한일관계 정상화 과제를 무난히 마칠 경우,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주자로서의 정치적 입지도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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