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北, 이달초 중계권 대행사에‘일체 보류’ 통보”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손흥민 등 대표팀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북한 평양에서 15일 열린 남ㆍ북 월드컵 축구 대표팀 경기가 국내 생중계에 이어 녹화 방송까지 무산됐다. KBS는 대행사를 통해 북한에 계약금 일부를 보낸 상태다.

KBS는 17일 오후 5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차전 남ㆍ북 간 경기를 내보낼 예정이었으나 이날 취소했다. 앞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선수단을 통해 이날 경기 촬영분이 담긴 DVD를 받으면 영상과 분량 등을 확인한 뒤 방송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KBS 관계자는 “예정대로 오늘 선수단을 통해 영상을 전달받았지만 받은 DVD는 경기 기록용으로나 사용할 수 있고 방송용으로는 화질이 적합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했다”고 녹화 방송 취소 이유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북한축구협회로부터 넘겨 받은 영상의 화질은 SD급(액정이 7인치 이하인 휴대폰이나 작은 전자기기에 적합한 화질)이다. 국내 대부분 방송은 HD(고화질)급 화질로 전파를 타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관계자는 “북측이 기록용 축구 영상을 넘겨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은 홈팀 축구협회가 중계권과 입장권을 포함한 모든 마케팅 권리를 갖는다. 이에 따라 남ㆍ북 축구 대표팀의 평양 경기 중계권은 북한축구협회에 있다. 북한축구협회는 남쪽과의 경기에 한해 조총련계 사업자가 운영하는 일본 대행사 에볼루션에 중계권 협상을 일임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에볼루션이 방송단 구성과 중계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북측에서 이달 초 ‘모든 걸 보류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KBS는 녹화방송은 취소했지만 북으로부터 받은 영상을 뉴스를 통해 공개했다. 17일 양승동 KBS 사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북측으로부터 받은)영상을 뉴스에서는 좀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선 양 사장은 북한 여론 악화를 우려해 방송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질문에 부인했다. 양 사장은 “방송 계약금은 A매치 수준이며, 선금은 이 금액의 통상 20% 정도”라며 “계약금 반환 소송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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