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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스캔들로 속속 드러나는 트럼프 행정부의 ‘위험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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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스캔들로 속속 드러나는 트럼프 행정부의 ‘위험 인물’들

입력
2019.10.17 17:38
수정
2019.10.17 18:4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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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주재 미국대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주재 미국대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위험 인물’들의 본색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의혹 조사’를 종용한 사실이 폭로된 가운데, 이에 연루된 인사들이 “안보상 위험” “폭탄”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서로를 비난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ㆍ러시아 담당 선임고문은 지난 14일 미 하원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주재 미국대사에 대해 “국가안보에 잠재적 위험이라고 봤다”고 증언했다. 선들랜드는 문제의 미ㆍ우크라이나 정상 간 통화(7월 25일)에 앞서 지난 7월 10일, ‘바이든 조사 요청’에 반대했던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과 격렬한 언쟁을 벌였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측근이기도 하다.

힐 전 고문이 선들랜드를 위험 인물로 꼽은 이유는 “미국의 대적 정보활동을 위협하는” 그의 언행에 있다. 예컨대 공식 외교 업무에 개인 휴대폰을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외국 정부 관리들을 제멋대로 백악관에 초청했다는 것이다. “미국 관리들의 휴대폰 번호를 외국인들한테 마구 알려 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미국의 대사직을 수행할 준비가 전혀 안 된 ‘시한폭탄’이라는 얘기다. 호텔 사업가 출신으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후보에 거액을 기부한 그는 지난해 7월 주EU 대사직에 올랐다.

이에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이 지난 7월 대(對)우크라이나 외교적 압박에 저항하면서 줄리아니를 “모든 이들을 날려 버릴 수류탄”으로 묘사했다는 사실도 힐 전 고문의 증언으로 공개됐다. 당시 볼턴은 “난 선들랜드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꾸며낸 어떤 ‘마약 거래’에도 관여하지 않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비화가 전날 NYT 보도로 알려지자 줄리아니도 곧바로 “볼턴은 핵폭탄”이라고 응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선들랜드는 백악관의 ‘비협조 지시’를 어기고, 17일 민주당의 탄핵 조사에 응할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의미에서의 ‘위험 인물’이 되고 있다. NYT는 “트럼프의 탄핵 봉쇄 시도가 (전ㆍ현직 관리들의) 잇단 증언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트럼프 정부 최대의 불안 요소는 대통령 본인이라는 지적이야 이전부터 있었으나, 핵심 요직을 차지한 관리들마저 그에 못지 않은 ‘잠재적 뇌관’이었던 셈이다.

한편, 탄핵 정국으로 조성된 대립 구도 탓인지 이날 ‘시리아 미군 철수’ 문제 논의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의 백악관 회동은 파행으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3류 정치인”이라고 막말을 퍼부었고, 이에 격분한 민주당 지도부가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린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회의 결렬 후 “우리가 대통령 측에서 본 건 ‘멘탈 붕괴(meltdown)’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제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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