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동 문화예술제 30일부터 개최
30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 전시회에 출품되는 이상호씨의 ‘마주치다#1’.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 제공

한국 개신교와 천주교가 처음으로 함께 문화예술제를 연다. 기존에 지역교회에서 단발성으로 진행한 적은 있지만 교단에서 직접 나서 공동으로 여는 예술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서울 세종대로 한 식당에서 열린 ‘2019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겸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공동의장은 “이번 문화제는 신앙의 감성적 측면에서 첫 번째 있는 일”이라며 “서로 다른 전통에 있는 신앙인들이 예술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큐메니칼은 생명과 정의,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연대와 협력하는 것을 뜻한다.

이달 30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행사는 성직자가 아닌 일반 신자들이 주축이 되어 꾸려진다. 첫 회인 올해에는 ‘마주치다’라는 주제로 전시와 공연, 토크마당으로 진행한다.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 등 총 12명이 참여해 사진과 조형, 인쇄물 등 다양한 아이디어 작품을 내놓는 ‘스마트폰으로 마주치는 세계’전에는 총 50여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작품들은 종교적 색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일상 풍경을 소재로 했다. 잔디밭에서 뛰노는 아이들이나 손수레와 자전거를 끌고 가다 만난 노인들, 해질녘 주택가 골목 등이다. 전시를 준비한 손정명 수녀는 “얼마 전 어머니를 여읜 분이 휴대폰에 남겨둔 어머니 사진을 모아 책으로 엮은 작품을 내놨는데, 다같이 눈물을 펑펑 흘렸다”라며 “종교가 달라도 예술을 통해 느끼는 인간적인 감정들은 통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내달 2일에는 송용민 신부와 정금교 목사, 성진 스님, 이명아 교무 등이 참여해 시민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21세기 종교의 길’ 토크마당이 열린다. 교단에 구애 받지 않고, 생명과 평화 등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송용민 신부는 “신앙인이지만 사회의 시민이자 이웃으로 마주치는 우리의 일상은 삶과 신앙이 분리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회와 소통하며 책임사회를 위한 종교인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2015년 출범한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는 이번 문화제를 앞두고 개신교와 가톨릭의 신학자 18명의 공동 강의 내용을 엮은 ‘그리스도인의 신학 대화’라는 책도 냈다. 송 신부는 “이렇게 다양한 그리스도교 인사들이 참여해 책을 내기는 처음”이라며 “그리스도교의 다양한 역사, 교리에 관한 올바른 이해 등 그리스도인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고 소개했다. 문화제는 내달 4일까지 열린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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