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겪는 식품업계가 이른바 ‘효자 상품’ 덕에 웃고 있다. 신제품 외에 판매가 중단됐다 부활한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식품업계에 활력이 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나초 스낵 ‘도리토스’는 올해 1~9월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50%가 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오리온 스낵 ‘치킨팝’도 재출시 7개월(2~9월 기준)만에 누적판매량 2,000만봉을 돌파했다. 농심도 ‘신라면 건면’이 출시 8개월여만에 누적판매량 5,000만봉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도리토스의 성장은 눈부시다. 지난 2017년 45억원의 판매를 시작으로, 지난해는 65억원, 올해는 10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지난 7월 출시한 ‘도리토스 마라맛’은 출시 1개월만에 50만봉 이상 팔리며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이는 롯데제과가 작년 도입한 인공지능(AI) 트렌드 예측 시스템 ‘엘시아’를 활용한 덕이다. 엘시아를 통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마라맛’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다.
치킨팝의 재도전 역시 박수 받을 만하다. 매콤달콤한 닭강정 같은 중독성 강한 맛에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인기를 얻었던 치킨팝은 3년 전 판매가 중단됐던 스낵이다. 공장 화재로 생산라인이 소실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에 따라 지난 2월 기존 대비 10% 양을 늘려 재출시했다. 오리온 측은 “출시 1년도 안 된 스낵이 월평균 300만봉 팔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재출시 이후 102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월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신라면 건면’도 건면 시장에서 농심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농심은 “출시 250일만에 5,000만봉 판매를 넘어선 것은 역대 건면 제품 중 최고의 성적”이라며 “신라면 건면의 인기에 농심의 건면 매출도 껑충 뛰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건면 시장에서 올해 3분기까지 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490억원 대비 32.6% 성장을 이뤄냈다. ‘신라면’ 고유의 맛은 살리고 칼로리는 낮춰 20~30대 여성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효과였다. 농심은 “신라면 건면 판매 증가로 부산 공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생산량을 2배로 늘린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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