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질문자료를 쳐다보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 홍인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검찰 개혁 방안을 이달까지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보고받겠다고도 했다. 대통령이 장관이 공백인 부처의 차관과 국장급 인사를 불러 직접 보고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조국 전 법무 장관이 사퇴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감안하면 국회에서의 제도적 논의와 별개로 법무부와 검찰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개혁 조치들은 신속히 추진하는 게 옳다. 하지만 시한까지 못박으며 ‘속도전’을 주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정해진 절차를 건너뛰면 졸속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검찰에 대한 실효적인 감찰 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검찰 내에서 아주 강력한 자기 정화 기능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직접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 법무부 감찰권을 검찰 견제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검찰이 과거 ‘스폰서 검사’ 사건 등에서 보듯 ‘셀프 감찰’로 제 식구 감싸기를 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의당 필요한 조치다. 조 전 장관도 사퇴 직전 검찰 비위 발생 시 각 검찰청이 법무장관에게 보고토록 하는 등의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법무부의 감찰권 행사가 검찰 독립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갈등을 빚은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게 ‘혼외자 의혹’이 제기되자 법무부 감찰을 지시해 논란이 됐다. 검찰의 자정 기능도 중요하지만 권력의 악용 가능성도 따져 신중히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의 이례적인 지시는 무엇보다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검찰의 무리한 조 전 장관 가족 수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진정성이 의심받는 게 현실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민의 뜻을 충실히 받들어 검찰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개혁방안을 과감하게 실행하겠다”고 17일 국감에서 밝힌 약속을 국민들이 믿게끔 실천해야 한다. 모처럼 찾아온 검찰 개혁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과감하면서도 냉철한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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