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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유화파 김연철도 “깜깜이 평양축구, 北에 매우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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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유화파 김연철도 “깜깜이 평양축구, 北에 매우 실망”

입력
2019.10.17 18:46
수정
2019.10.17 21: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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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北 중계권·입장권 수입 포기, 남북 관계 소강 국면 반영” 해석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15일 평양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북한 예선전이 ‘무(無) 중계ㆍ무 관중’으로 열린 것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는 초유의 사태를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죄송하다”며 “(북한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올해 4월 취임 이후 북한을 향해 줄곧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해 온 김 장관이 이 같은 입장을 내비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장관은 국제사회 비난을 무릅쓰고 북한이 무중계ㆍ무관중 경기를 감행한 배경에 대해 “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입을 포기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남북 관계의 소강 국면을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 협상이 파행하는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이번 경기를 계기로 풀어지는 듯한 모양새가 되는 것을 북한이 부담스러워 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미 협상 국면에서 북한의 기본 기조는 ‘미국이 더 유연하게 나오도록 남한 정부가 적극 나서라’인데,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 북한 입장에선 모양새가 우스꽝스러워진다”며 “북한이 우리 정부의 쌀 5만톤 지원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 공동 방역 제안 등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은 ‘깜깜이 축구’에 대한 김 장관의 사과로 시작했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따졌고, 김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곧바로 사과했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북한에 유감과 실망의 뜻을 전하라’고 촉구하자, 김 장관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김 장관은 ‘북한에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라’는 한국당 의원들의 요구에는 “축구와 남북관계를 분리해서 접근해야겠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대북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했다.

우리 국가대표 선수단이 사실상 감금된 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도록 정부가 방치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선수들을 평양에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질타했고,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국가대표를 보호하지도 못하는 게 어떻게 나라냐”고 비판했다. 윤상현 한국당 의원도 선수단이 외부와 제대로 연락도 하지 못했던 상황을 거론하면서 “응급 상황이나 위기 상황에서 통일부가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선수단 안위는 걱정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김 장관은 “사전에 그런 부분을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무관중 경기를 강행한 데 대해선 “(남측)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성의 조치를 취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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