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예대제(例大祭ㆍ제사) 첫날인 이날 오전 공물을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했다. 아베 총리는 2차 집권 다음해인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주변국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불렀다. 이후 2차 세계대전 패전일(8월 15일)과 춘ㆍ추계예대제에는 공물이나 공물 대금을 보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태풍 19호 하기비스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현과 미야기(宮城)현을 시찰할 예정으로,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할 전망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측근인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오키나와(沖縄)ㆍ북방영토 담당장관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약 2년 반 만이다. 각료 신분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 등 일본의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로 고통을 받은 주변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18일에는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야스쿠니신사를 집단으로 참배할 예정이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우익들에겐 성지로 여겨지고 있다. 태평양전쟁 이후 극동 군사재판(도쿄재판)의 판결로 사형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해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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