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한국일보 인터뷰 통해 공개 러브콜 보낸 데 화답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대화가 필요하면 대화하고, 만남이 필요하면 만나고, 회의가 필요하면 회의체도 할 수 있다”며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보수통합을 논의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유 의원이 이날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보수 재건을 위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한 즉각적 화답이었다. 보수통합의 핵심 축인 두 사람이 조만간 대화에 나서 정계개편이 가시화할지 주목된다.
황 대표는 이날 대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열린 ‘민부론이 간다-대구ㆍ경북(TK) 기업인 및 언론인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노력을 다해서 자유 우파가 너 나 없이 함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유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당내 일부 목소리에 대해서는 “대의를 생각하면 소아(小我)를 내려놓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으니, 잘 모아서 대통합을 이뤄가겠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이라는 ‘큰 뜻’을 이뤄내기 위해 ‘작은 갈등’을 일단 덮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이 대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등으로 갈라진 보수진영의 통합 논의가 조만간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 의원은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2월 중순까지는 당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때까지 보수통합의 큰 그림이 상당 부분 정리돼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황 대표와 유 의원이 마주앉는다 해도 논의가 순항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유 의원이 보수통합의 조건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와라, 낡은 것은 다 허물고 새 집을 짓자’라는 세 가지 제안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이를 수용한다 해도 친박계(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탄핵 반대파’가 격렬하게 저항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한국당 텃밭인 대구ㆍ경북의 기업인들을 만나 ‘민부론’을 설파했다. 문재인 정부 핵심 경제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의 대안으로 한국당이 만든 경제 기조다. 황 대표는 “요즘 여당이 문 대통령 지지율 때문에 난리가 난 것 같은데,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문 대통령 지지도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의 비정상적 국정 운영부터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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