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채용비리에 연루된 교사 2명이 웅동중 신규교원 채용 필기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3)씨에게 뒷돈을 건네고 시험지와 답안지, 면접 예상 문제를 전달 받아 정교사로 채용됐다.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조씨의 공범 박모씨, 조모씨의 공소장을 보면 이들은 2016, 17년 웅동중의 신규 정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웅동중 사무국장이었던 조 장관의 동생 조씨에게 교사 지원자 2명의 부모들로부터 받은 금품을 전달했다. 이들은 이 같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전날 구속 기소됐다.
사무국장 조씨는 교사 지원자 부모들로부터 뒷돈을 받는 조건으로 1차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 2차 실기시험과 면접시험 예상 질문지를 넘겼다. 조씨는 웅동학원 이사장인 모친 박정숙(81) 이사장의 집에서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빼돌리고, 예상질문을 미리 알아내 이를 부모들에게 전달하고 각각 1억3,000만원과 8,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답안지까지 입수한 교사 지원자들은 필기시험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2016년 1월 사회 교사직에 지원한 A씨는 24명이 응시한 1차 필기시험에서 100점을 받았고, 2차 실기ㆍ면접시험에서도 응시자 5명 중 최고 점수인 95.5점을 받았다. 2017년 1월 역시 사회 교사직에 지원한 B씨도 1차 필기시험에서 100점을 맞아 다른 응시자 17명을 가뿐히 제쳤고, 5명이 응시한 2차 실기ㆍ면접시험에서도 최고 점수인 96.4점을 받아 최종 낙점됐다.
검찰은 지난 4일 사무국장 조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배임수재,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조씨를 보강 조사하기 위해 조씨 측 변호인과 소환 날짜를 조율 중이다. 조씨는 검찰 측에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치료 경과나 건강 상태에 대해서 관련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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