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연속 증가, 고용률 외환위기 이후 최고 불구 30ㆍ40대 취업자는 되레 감소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35만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두 달 연속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월 평균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26만명 증가하면서 그 수가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지난해의 고용 한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몫이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핵심 노동인력이던 청장년층 인구는 줄어드는 대신 은퇴 세대였던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740만4,000명으로 지난해 9월보다 34만8,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규모는 8월(45만2,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30만명 이상의 높은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올해 3분기까지 월 평균 취업자 증가 폭도 26만명을 기록하면서 지난해(9만7,000명)의 고용한파는 가신 분위기다. 올해는 취업자 증가 폭이 20만명에 미치지 못한 달도 1월(1만9,000명)과 4월(17만1,000명)뿐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제시했던 취업자 증가 폭 목표치(20만명)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고용률도 개선되고 있다. 15세 이상 인구의 전체 고용률은 61.5%로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 9월(61.8%) 이후 9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 역시 9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67.1%다. 실업률도 3.1%로, 9월 기준으로 2013년(2.7%) 이래 가장 낮다.
그러나 고용 지표를 뜯어 보면 최근의 취업자 증가 동향을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경제의 허리인 30, 40대의 취업자 수 감소세가 여전한 가운데 늘어난 취업자가 60세 이상에 집중되면서 일자리 고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493만1,000명)는 지난해 9월보다 38만명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을 웃돌았다. 이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률 산정 대상에서 빠지는 65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23만1,000명에 달한다. 반면 40대 취업자 수는 17만9,000명, 30대는 1만3,000명 각각 감소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재정사업 비중이 큰 60세 이상 취업자 수 증가를 ‘복지’의 영역으로 본다면 사실상 취업자 수는 제자리걸음한 것”이라며 “은퇴자들이 단순 서비스업이나 재정사업에 기대지 않고 자신이 전문성을 보유한 산업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교육, 재취업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새로 늘어나는 취업자가 고령층에 집중되는 원인을 인구구조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대와 40대 인구는 전년 대비 각각 10만6,000명, 13만1,000명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인구는 56만3,000명 늘어났다.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60세 이상 인구의 월 평균 증가 폭(54만5,000명)이 15세 이상 인구의 전체 증가 폭(31만5,000명)을 23만명가량 웃돈다.
정부가 인구구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최근 ‘정년 후 재고용’ 등 고령자 고용 연장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고령층 취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인구구조 변화를 함께 고려하며 볼 필요가 있다”며 “고용 여건은 인구 등 구조적 둔화 요인에 따라 계속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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