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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환자의 은밀한 부위를 몰래 찍은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김유정 판사는 동의 없이 환자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재판에 넘겨진 모 산부인과 원장 황모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씨는 지난해 11월 내원한 환자의 신체 일부를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황씨는 환부를 환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진료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으나 김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치료 전후의 경과를 확인하려는 목적이었다면 환자에게 취지를 알리고 동의를 얻었어야 했다”며 “촬영 이후에도 사실을 알리지 않고 촬영물을 보여주지 않아,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황씨가 28년 간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며 비슷한 환자의 신체 부위를 한번도 촬영한 적 없는 점 등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김 판사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려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촬영한 사실을 피해자가 즉시 알았다는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피해자는 진료대에 누워 있었고, (황씨가) 눈높이 아래에서 촬영한 점, 촬영 전에 의사를 물어보지 않은 점, 피해자가 항의하자 촬영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점에서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김 판사는 “의사가 환자의 의사에 반해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의사로서 사회적 지위나 윤리적 책임이 큰 점에 비춰볼 때 이에 상응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판사는 장기간 황씨에게 진료를 받은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가 큰 데도, 황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사과하지 않은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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