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되돌아 온 한국전력 가빈 슈미트(33ㆍ208㎝ㆍ캐나다)의 높이와 파괴력은 여전했다.
가빈은 15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2019 V리그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5세트 동안 양 팀 최다 득점인 37점(공격성공률 54.4%)을 올렸다. 팀의 2-3 역전패를 막지는 못했지만 서브득점 3개 블로킹 3개 후위공격 9개를 올리며 올 시즌 1호 트리플크라운(서브ㆍ블로킹ㆍ후위 각 3점 이상)의 주인공까지 됐다. 특히 이날 경기 4세트에서 네트플레이를 통해 뒤로 흐르는 공을 후위에서 날아올라 상대 코트에 강하게 꽂아 넣은 장면은 그의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했다.
가빈의 과거 성적은 화려하다. 2009~10 시즌 삼성화재 소속으로 V리그에 첫 선을 보인 가빈은 그 해 34경기에 출전해 1,110득점(공격성공률 55.6%)을 올리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2010~11시즌에는 29경기에서 839득점(55.4%)을 올리며 조금 주춤했지만, 2011~12시즌에 또다시 1,112득점에 공격성공률은 무려 59.3%를 기록했다. 세 시즌 모두 정규리그 MVP와 챔프전 MVP를 휩쓸며 리그를 지배했다. 세계 3대공격수로 꼽히는 리버만 아가메즈도 한국에서 3시즌을 보내면서 통산 공격성공률 53.5% 정도다.
문제는 가빈의 나이와 팀 내 공격점유율이다. 가빈은 1986년생으로 33세다. 올 시즌 남자부 7개구단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삼성화재 시절 가빈의 나이는 23~26세로 젊었을 때였다. 당시에도 팀내 공격점유율은 50.6% 수준이었다.
가빈은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무려 68번의 공격을 시도, 팀내 공격점유율 54.9%를 기록했다. 공격을 나눠 맡아야 할 레프트 최홍석과 김인혁이 각각 점유율 15.4%(11득점)와 9.6%(9득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팀의 공격을 도맡아 처리한 것이다. 실제로 4세트들어 가빈의 공격성공률은 35.7%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마지막 5세트에서의 공격점유율은 68.2%에 달했다.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팀 에이스에게 공을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칠 대로 지친 가빈은 5세트 12-13에서 오픈 공격을 하다 공을 네트 중단에 내리 꽂았고, 그대로 주저 앉아 코트를 손으로 내리쳤다.
시즌 36경기를 치러야 할 가빈이 공격 부담을 덜려면 결국 ‘제2공격 옵션’인 최홍석이 공격 점유율을 나눠 맡아야 한다. 장병철 한전 감독은 “아직 최홍석의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만큼 시즌을 치를 수록 최홍석에게 주문을 많이 할 예정”이라며 “가빈은 최대한 체력 관리를 할 것이다. 훈련 때도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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