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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로펌ㆍ대기업의 공정위 접촉 절반은 공정위 OB의 ‘친정’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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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로펌ㆍ대기업의 공정위 접촉 절반은 공정위 OB의 ‘친정’ 노크

입력
2019.10.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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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9월까지 공정위 접촉 외부인 

 45.6%는 공정위 출신 전관들의 접촉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자료 

 김앤장 21개월간 1200여회 최다 

 기업은 SK가 92회로 가장 많아 

공정거래위원회에 몸담다가 비싼 몸값으로 대형 로펌이나 대기업에 재취업한 전관(前官)들이 잦은 빈도로 ‘친정’인 공정위에 접촉하는 실태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됐다. 지난해 로펌ㆍ대기업의 공정위 접촉에서 32%를 차지한 전관의 ‘친정’ 접촉은 올해 들어 9월까지만 집계해도 45%로 크게 늘었다. 로펌으로는 국내 최대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전관이 21개월간 1,200차례 이상 접촉하며 가장 많았다. 대기업 중에선 SK의 접촉이 같은 기간 92회로 가장 잦았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 받은 ‘외부인별 접촉기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공정위 출신 대기업ㆍ대형 로펌 재취업자의 공정위 접촉 횟수는 2,360건으로 전체 접촉 건수(5,174회)의 45.6%에 달했다. 절반가량을 공정위 출신 선배(OB)가 현직 후배(YB)들과 만나거나 연락한다는 것이다. 2018년 한 해 동안에는 공정위 출신 전관들의 접촉이 1,223건으로 전체 접촉 건수(3,767건)의 32.5%였다. 이 같은 증가 추이에 비추어, 갈수록 공정위 OB 출신의 입김이 통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에 접촉한 외부인 현황.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공정위에 접촉한 외부인 현황.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제공.

로펌ㆍ법률사무소별로 보면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21개월간 전관의 친정 접촉은 김앤장이 1,272건으로 가장 많았다. 김앤장의 공정위 접촉(2,169건)의 절반 이상(58.6%)을 전관이 해결사로 나서는 것이다. 이어 법무법인 광장 446건, 태평양 410건, 율촌 344건, 세종 261건 순이었다. 이들 로펌에서도 대부분 공정위 출신 전관의 친정 접촉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관을 동원한 대기업집단 가운데는 SK의 전관 접촉이 92회로 가장 잦았다. 이는 대기업 소속 전관 전체 접촉(282회) 대비 33%이고, SK의 전체 접촉 횟수 대비 24%다. 이어 CJ 58건, 삼성 41건, KT 14건, 현대자동차 11건, 한화 10건 등 순이었다. 로펌ㆍ대기업 소속 전관들의 접촉 사유로는 자료제출, 현장조사 등 ‘사건 처리 관련’이 가장 많으며, 사건 업무 외의 목적, 안부 인사ㆍ강연 등 기타 목적 순이다.

이를 두고 김성원 의원은 “언제든지 부적절한 사건처리와 연계될 수 있는 공정위 출신 관계자들이 공정위에 제집 드나들 듯 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공정위의 관리ㆍ감독이 안일하게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물론 공정위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업무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인 접촉기록을 보고토록 했다지만 공정위가 세부 사건명과 접촉 내용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 접촉 형식 등 단순 집계만 내고 있어 공정위 출신들과의 부적절한 접촉 상황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을 더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공정위가 외부인 접촉으로 실제 문제가 발생한 적도 지속적으로 나타난 만큼 공정위는 전관 출신의 접촉을 자제하고, 접촉내용에 대해선 상세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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