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오픈마켓 수입 누락한 인플루언서, 소득 없다며 해외여행 다닌 사업자 등도 포함
국세청이 과거 고소득 사업자 세무조사에서 적발한 은닉 재산. 국세청 제공

한류스타 A씨는 해외에서 팬미팅을 개최하면서 1인당 수십만원 상당의 티켓을 팔았지만, 티켓과 굿즈 판매대금 등은 부모 명의 차명 계좌로 받아 수입액을 누락했다. 빼돌린 소득으로는 고가의 승용차와 사치품을 샀다. A씨의 씀씀이가 신고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큰 점을 수상하게 여긴 국세청은 최근 세무조사에 착수해 A씨가 내지 않은 10억원대 소득세를 추징했다.

국세청은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세금을 안내는 연예인 등 탈세 혐의자 122명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 연예인, 고가 의류 제작업체 등 기존 국세청의 과세 인프라로 포착이 어려운 빈틈을 파고든 신종 사업자 54명과, 대형 로펌, 회계법인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지능적 탈세 혐의자 40명, 호화ㆍ사치 생활자 28명 등이다.

조사 대상 중 SNS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B씨는 해외 오픈마켓을 통해 번 수입을 누락하며 자신이 살 아파트를 법인 명의로 구입하고 해외 여행, 면세점 쇼핑에 법인 경비를 사용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고급 원단을 수입해 고가 의류를 주문 제작, 판매하는 C씨는 대금을 차명계좌로 받아 수입을 누락하고, 자녀 명의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또 해외 공연 수입 신고를 누락한 연예인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앞선 조사에서는 TV에 소개된 유명 맛집 사장이 음식값을 현금으로만 받으면서, 받은 돈을 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숨겨두거나 세금 회피를 위해 명의를 바꿔가며 식당 개ㆍ폐업을 반복한 사실을 적발해 10억원 넘는 소득세를 추징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에 신고 소득이 많지 않은데도 해외에서 사치품을 사거나 골프장에서 고액을 지출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탈세 혐의자 28명도 포함했다. 고가의 아파트를 빌린 뒤 그 아파트에 사는 자녀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고, 법인 경비로 고급 호텔, 골프장 등을 이용한 사업자가 대표적 사례다.

이준오 국세청 조사국장은 “통관 자료 등 국세청이 자체 수집한 자료와 납세자가 신고한 수입을 비교했을 때 재산형성 과정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별도로 검증해 조사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