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침공으로 사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급파하기로 하는 등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이 북부 시리아에서 자국 군대를 철수시켜 영향력이 떨어진 데다 터키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미국의 ‘뒷북’ 압박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 ABC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짐 제프리 미 국무부 시리아 특별대표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16일(현지시간) 터키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각적 휴전 요구와 함께 협상 타결 조건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17일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슬람국가(IS) 재건, 민간인 피해 등에 관한 우려를 강조할 계획이다. 펜스 부통령의 터키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터키의 군사 공격 중단을 설득하기 위한 추가 제재 부과 가능성도 경고했다. 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행정부 고위 관리는 미국이 터키의 군사 공격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더 많은 제재 부과 등 외교적 압력을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정상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평가하는 주된 요소는 공격 중단이 될 것이라며 “이는 터키 지상군이 지상에서 이동을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터키 정부의 개인과 기관을 제재하는 권한을 재무부 등에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터키 철강 관세를 50%까지 인상하고 터키와 진행하던 1,000억달러 규모의 무역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발표한 터키 제재는 금융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덜 강력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자들은 이 제재가 너무 약해 충격을 줄 수 없다고 조롱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미국의 제재가 경기침체와 통화 붕괴를 치유 중인 터키 경제에 심각한 손상을 주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 등을 억제할 훨씬 강한 조처를 할 수 있지만 진정 그것을 원하는지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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