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이 5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키움은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8-7로 재역전승,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앞서가며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올리면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키움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무대는 2014년이었다. 반면 정규리그 후반부터 타선 침체에 빠진 SK는 모처럼 팀 컬러인 ‘홈런 공장’을 가동했지만, 이번에는 마운드가 무너지며 벼랑 끝에 몰렸다.
1차전이 팽팽한 투수전이었다면 2차전은 화끈한 화력 대결로 펼쳐졌다. 키움 14안타, SK 8안타 등 모두 22안타(홈런 4개)를 쏟아내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진땀 승부였다.
SK가 모처럼 홈런포로 기선을 제압했다. 제이미 로맥이 2회말 솔로 홈런을, 한동민이 3회말 2점 홈런을 치며 3-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SK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키움은 4회 장단 5안타와 SK의 실책을 묶어 단숨에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5회에는 연속안타와 김하성의 홈런을 앞세워 6-3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SK선발 앙헬 산체스를 끌어내렸다.
SK도 5회말 곧바로 2점을 만회하며 반격에 나섰다. 또 5-6으로 따라붙은 6회엔 로맥의 솔로홈런으로 6-6 원점으로 돌렸고, 7회에 한 점을 추가하며 7-6으로 재역전했다.
키움은 그러나 곧바로 8회초 다시 한번 승부를 뒤집었다. 1사 후 김웅빈의 재치 있는 번트 안타와 김규민의 2루타로 만든 2ㆍ3루 기회에서 이지영이 중전 안타를 치면서 7-7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1ㆍ3루에서 장정석 키움 감독은 대타 송성문을 투입했고, 송성문은 1루 베이스를 맞고 튀어 오르는 2루타를 때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마운드에서는 조상우와 한현희, 오주원이 각 1이닝씩 3이닝 동안 무안타 무4사구로 틀어막았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 후 “중간과 마무리 투수들이 깨끗하게 잘 막아줬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SK감독은 “선발 산체스가 무너진 상황에서 실책까지 나오며 경기가 어렵게 풀렸다”면서 “키움의 하위타선을 막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2차전 MVP는 하위타선에서 2개의 ‘깜짝 2루타’를 날린 김규민이 선정됐다.
SK는 로맥이 0-0이던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선제 솔로홈런을 친데 이어 5-6으로 뒤진 6회말에 다시 한번 동점 솔로포를 작렬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진 못했다. 1차전에서 침묵한 한동민도 이날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를 생산하며 4타점을 기록하는 등 그나마 중심 타자들이 살아난 게 SK의 위안이었다.
양 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17일 키움의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키움은 에릭 요키시를, SK는 헨리 소사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인천=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