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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그만” 인격모독 댓글 금지 운동…설리 고통에 국민청원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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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그만” 인격모독 댓글 금지 운동…설리 고통에 국민청원도 등장

입력
2019.10.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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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플러 강력 처벌” 국민청원 온라인서 공감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지난 6월 JTBC 예능프로그램 ‘악플의 밤’에 출연한 모습. JTBC 제공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지난 6월 JTBC 예능프로그램 ‘악플의 밤’에 출연한 모습. JTBC 제공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지난 14일 사망한 배경으로 악성 댓글 폐해가 부각되면서 이를 강력히 처벌하자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악플러 강력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2009년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 멤버로 데뷔한 설리는 2014년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그는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일상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했다. 이에 ‘악플러’들은 댓글 형태로 그가 속옷을 안 입었다거나 그가 키우는 고양이가 징그럽다며 비난하는 글을 적었다. 그의 근황이 담긴 기사 댓글 창에서도 악성 댓글은 끊이지 않았다. 악플러는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 온라인 댓글 공간에 대상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글을 게시하는 이들이다.

설리가 악성 댓글을 가만히 지켜만 본 것은 아니다. 설리는 악플러를 고소하는 등 대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악플의 밤’이라는 JTBC 예능 프로그램에서 “악플러 고소를 한 번 해봤는데, 알고 보니 동갑내기 대학생이었다. 동갑내기를 전과자로 만들고 싶지 않아 선처했다”고 말했다.

악플 논란이 일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자정 노력이 펼쳐지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누리꾼 A****는 15일 “설리 악성 댓글 예시”를 모아 소개하는 게시물을 올려 주목받았다. 이 글에 다른 누리꾼들은 “악성 댓글을 남긴 사람들은 아마 기억도 못 할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낳는지 생각도 없었을 것”(r***), “설리뿐만 아니라 인터넷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악플들이 굉장히 많다”(실***) 등 악성 댓글을 비판하는 의견을 올렸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도 사정은 비슷했다. 누리꾼들은 악플 읽고 상처를 받았다는 연예인들의 사례를 재차 공유하며 “누구도 괜한 욕받이가 돼선 안 된다”(손***)며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조수진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허위사실 처벌은 물론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이라며 “진위를 떠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비난, ‘이랬다더라, 저랬다더라’ 식의 줄거리가 있는 경우 등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을 쓰면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된다”고 말했다. 백성문 변호사도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과거에는 연예인들이 악플을 문제 삼았다가 주목받으면 손해라고 여겨 참았지만, 최근 적극적으로 형사 고소를 한다”며 “‘상대방이 받아들일 때 충격을 받을까, 누군가 내게 이런 글을 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글을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리 사망 보도가 나온 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악플러들을 강하게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3건 등록됐다. 이들은 “악플로 고통에 몰리는 이들이 없길 바란다. 악플을 작성하지 않도록 관련 법을 강화해달라”고 주장했다. 악플 처벌법 강화 국민청원에 15일 오후 3시 현재 적게는 735명이, 많게는 1,800여 명이 동의했다.

악성 댓글 작성자 처벌 강화를 요청하는 취지를 담은 국민청원이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러개 올라와 공감을 얻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악성 댓글 작성자 처벌 강화를 요청하는 취지를 담은 국민청원이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러개 올라와 공감을 얻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설리는 지난 14일 오후 성남시 심곡동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설리가 심경 변화를 글로 적은 노트를 발견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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