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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소방관 “제가 흘린 땀이 화재 예방에 도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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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소방관 “제가 흘린 땀이 화재 예방에 도움 되길…”

입력
2019.10.15 15:42
수정
2019.10.15 21:4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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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서부소방서 소방사, 소화기 등 40여개 단독주택지역 전달

대구서부소방서 윤호영 소방사가 체력활동 시간에 소방차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인 제공
대구서부소방서 윤호영 소방사가 체력활동 시간에 소방차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인 제공
대구서부소방서 윤호영 소방사가 체력활동 시간에 소방차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인 제공
대구서부소방서 윤호영 소방사가 체력활동 시간에 소방차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인 제공

대구서부소방서 소속 윤호영(28) 소방사는 지난해 11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다. 하지만 격투기 분야에선 베테랑이다. 고교시절인 2007년 무예타이 프로선수로 활약했을 정도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종합격투기(MMA)로 전환했다.

대구 지역 최초의 ‘파이터’ 소방관인 윤씨는 최근 격투기 대회 대전료(파이트머니)로 받은 100만원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기부, 화제가 됐다. 지난 7월 대회를 앞두고 “대구소방관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파이터가 되겠다”던 약속을 실천한 것이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입문한 뒤 처음 치른 대회에서 받는 상금이라는 의미가 컸다.

윤씨는 최근 대전료로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 등 일반 주택용 소방장비를 40여개를 구입해 대구 북구 매천동 매남마을에 전달했다. 이 마을은 진입로가 좁아 유사시 소방차 진입이 여의치 않아 예방과 함께 조기 진화가 어느 지역보다 중요한 곳이다.

윤씨는 “제가 땀 흘린 대가가 대구시민 안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년간 발생한 국내 화재 인명피해의 38%가 단독주택에서 난다”며 “보통 일반 주택은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과 달리 소화기 등 기초적인 소방시설도 없는 경우가 많고, 진입로도 좁아 초기 진화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대전료 기부를 결심한 것은 7월쯤이다. 9월 8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Road FC Young Guns 44) 출전을 확정하고 나서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 선수를 상대로 1라운드 29초 만에 뒤에서 목을 조르는 기술인 ‘리어 네이키드 초크(rear naked choke)’로 티케이오승을 거뒀다. 상대 선수는 일본 워독 플라이급 초대 챔피언인 타카기 다이쇼로, 프로 전적 7전 전승의 실력파다.

윤씨는 “중학교 때 호기심으로 무예타이를 접한 후 체력은 물론, 성취감을 만드는 쾌감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좀 더 의미 있는 운동을 위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MMA 아마추어로 활동하던 그는 2015년 로드FC프로선수로 데뷔했다. 지금까지 MMA프로통산 전적은 8전4승3패1무다.

그는 “운동을 오래했지만 MMA 활동을 통해 선수로서의 제대로 된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운 것 같다”며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데다 소방관 활동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에 대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소방관을 지원하게 된 것은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는 소방업무가 자신의 적성에 맞고, 업무와 연계해 자연스레 단련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소방공무원 일과표에는 체력운동 시간도 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비번일 때는 헬스장과 격투기 연습장에서 몸 만들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서부소방서도 윤씨의 격투기 선수 활동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정해모 대구서부소방서장은 “윤 소방사가 기탁한 소방시설은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체력 강화의 날을 활성화해 대원들이 체력관리와 즐거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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