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 사퇴 발표 당일 SNS에 입장 올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아이콘으로 꼽았던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전투의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기에, 오늘자 속보에 그리 놀라지 않는다”고 그의 사퇴를 접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결국 장관 교체에 성공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임 부장검사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늘공(직업 공무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전투는 대개 늘공의 승리로 끝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민간 출신의 조 전 장관을 어공에, 검찰을 늘공에 빗댄 발언이다. 임 부장검사는 이어 “타깃을 향해 신속하게 치고 들어가는 검찰권의 속도와 강도를 그 누가 견뎌낼 수 있을까”라며 “죽을 때까지 찌르니, 죽을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그는 “검찰의 조직적 범죄 은폐 사건 등 중대 범죄들에 대한 수사는 제쳐둔 채 장관 후보자의 일가에 대한 고발 사건에 화력을 신속하게 집중해 결국 장관 교체에 성공했다”고 했다.
꾸준히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던 임 부장검사는 현직 검사로서는 최초로 이달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검찰 조직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 일가를 향한 검찰의 수사를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임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의 지난 두 달을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케 하였으니 성과 역시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선출된 어공은 시대의 흐름을 타기에 늘공과 어공의 전쟁은 결국 어공의 승리로 끝난다”고 강조했다. 임 부장검사는 “모두에게 고통스러웠던 지난 두 달이었지만, 연한 살이 찢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진주조개가 되듯 우리 모두의 고통이 검찰개혁이라는 영롱한 진주로 거듭날 것을 저는 확신한다”며 글을 마쳤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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