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수억원의 사무실 임대료를 낭비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경영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서울역 인근 T타워 사무실의 임대차 기간이 1년이 남았는데도 지난해 10월 풍수지리를 이유로 여의도 빌딩으로 사무실을 옮겼다”며 “임대료 및 관리비 손실 3억5,560만원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HUG 측이 여의도 빌딩에 국토교통부 장관실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공간과 돈이 남아돌아서 장관실을 만든 것이냐”며 “국민에게 이 자리에서 사과하라”고 추궁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1년 간 주말을 포함해 서울에 머문 일수는 200일 이상인 이 사장이 부산 해운대 사택을 주상복합아파트 4층 49평형에서 34층 52평형으로 옮긴 것도 풍수지리 때문”이라며 “(그런 사장이)무주택자 서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재광 사장의 방만 경영 문제를 지적하며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사장은 기존 차량(제네시스 G330)의 임차 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추가로 업무용 차량(카니발)을 임차, 기존 차량의 잔여 임차 기간에 해당하는 임차료 933만원을 낭비했다.
또 이 사장은 신규 업무용 차량에 대한 내부 개조 비용으로 1,243만원을 사용했다. 이 사장은 호화 차량 개조, 임대가 끝나지 않은 사무실 이전 등으로 공사 예산을 낭비한 이유 등으로 지난 8월 중순 국토부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이 밖에 직원 결혼에 100만원씩 지급하는 경조사비, 5성급 호텔까지 지원하는 직원 휴양소 제도, 연 1% 금리의 특혜대출도 공사의 방만 경영 실태로 지적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HUG의 방만 경영 문제에 대해 “’허그’인지 ‘헉’인지 모르겠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작년에도 HUG의 방만한 예산 운용에 대해 지적했는데 전혀 개선된 바 없다”며 “자체 관사가 타 기관보다 훨씬 많은 44개나 되고,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도 불구하고 HUG는 야근 수당이 되레 증가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HUG의 방만 경영 해소를 위해서라도 보증기관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광 사장은 “사무실 이전은 정부 정책사업 수행 등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서도 “의원님들 지적을 뼈저리게 느끼고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업무에 잘 반영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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