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콘텐츠 뜻하는 노란 딱지 붙여 광고 게재 제한 
 창작 자유 침해 공방 있지만, 허위조작정보ㆍ가짜뉴스 유통 제한 효과도 
보수 성향 유튜버 고성국씨가 지난 11일 방송에서 유튜뷰의 '노란딱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스마트폰 속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이 ‘손안의 작은 TV’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유튜브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통에 요즘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 1위도 유튜버, 즉 개인방송 BJ라고 합니다. 구독자가 수십만에 이르는 유튜버들은 무조건 ‘돈방석’에 오르는 걸까요?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지만, 유튜버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최근 “광고 수입이 줄어들었다”고 호소하는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늘고 있습니다. 바로 ‘노란 딱지’ 때문입니다.

유튜브에서 이 노란 딱지를 본 적 있으신가요? ‘나만 안 보인다’고요? 아무리 열혈 시청자여도 구독자는 이 딱지를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유튜브 측 설명에 따르면 이 노란 딱지는 계정주, 즉 방송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가 관리자 계정으로 접속해야만 볼 수 있는 표시인데요. 도박, 약물, 성인물 등 유튜브 약관에 위배된 콘텐츠에 붙는 노란색 달러 모양의 아이콘이 노란 딱지입니다.

노란 딱지의 진짜 이름은 ‘광고 게재 제한 또는 배제 아이콘’이랍니다. 이 노란 딱지가 붙은 영상에는 광고가 붙지 않고 유튜브 피드 노출도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대로 초록 딱지도 있습니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콘텐츠에 표시되는 아이콘으로, 이 딱지가 붙은 영상은 광고 수입 등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지요.

최근 일부 유튜버들이 이 노란 딱지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하네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10일 “노란 딱지가 100% 붙고 있다. 무슨 기준으로 붙는지 모르겠다. 황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채널은 강용석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국회의원과 김세의 전 MBC 기자 등이 만드는 보수 성향 방송으로, 구독자가 52만 명에 이르는 인기 방송인데요. 아무리 구독자가 많고 인기가 많아도 노란 딱지 앞에선 꼼짝 못하는 듯 합니다. 가로세로연구소 측은 “직원들도 많고, 고가의 장비를 많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유튜브 광고수익에서 차질을 빚으면 타격이 어마어마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지난 10일 '노란 딱지'로 인해 경영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노란 딱지 고충을 털어놓은 유튜버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주로 보수 성향 방송을 해온 이재홍 ‘지식의 칼’ 운영자도 이날 “저는 지난 이틀 새 ‘문재인’이 주제인 대부분의 영상에 노란 딱지가 붙었고 다른 메이저 유튜버들은 저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보수 성향 유튜버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고성국TV’는 노란 딱지를 두고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튜버 고성국씨는 지난 11일 방송에서 “(제 방송) 10개 중 7개, 70% 비율로 광고가 제한됐다”며 “방송 활동 경비는 유튜브의 광고 배당인데 수입 3분의 2가 삭감됐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노란 딱지를 두고 고씨는 “구글은 이 노란 딱지를 왜 붙이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억압하고 탄압하기 위함이라는 게 합리적 추론”이라는 주장도 내놨지요. 해당 방송의 제목은 ‘노딱(노란 딱지) 폭탄, 이건 훈장이다’였습니다.

국정감사에서도 노란 딱지는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노란 딱지를 두고 “조만간 법리를 검토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지요. 이는 윤 의원이 존 리 구글 코리아 대표에게 일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콘텐츠에 붙은 노란 딱지가 편향적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입니다. 윤 의원은 “일례로 이병태TV의 ‘조국 교수 사퇴 촉구 트루스포럼 서울대 집회’라는 영상에 노란 딱지가 붙었는데, 아무리 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렇다면 노란 딱지는 대체 왜 붙는 걸까요? 어느 유튜버의 주장과 달리 유튜브 측은 노란 딱지가 붙게 되는 배경을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유튜브 측은 노란 딱지, 광고 게재 제한 또는 배제 아이콘에 대해 “광고주 친화적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는 콘텐츠에 대해 광고 게재를 제한 또는 배제하여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광고정책”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동 시스템에서 내 콘텐츠가 일부 브랜드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면 노란색 달러 기호가 표시된다”는 원리인데요. 만약 유튜브 시스템 판단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유튜브에 검토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답니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유튜브가 성장하면서 광고주 목소리가 높아졌고 브랜드 가치가 일맥상통하는 것에 광고를 붙이고자 하는 뜻이 노란 딱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어요.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에 유튜브는 선을 긋는 모습도 보였어요. 유튜브 측은 “광고 게재 여부는 정치적 입장과는 관계 없이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노란 딱지는 편향적인 유튜브 콘텐츠 내용이 광고와 연결되는 것을 우려하는 광고주의 손을 들어 준 유튜브의 입장으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개인의 창작 활동을 억제하는 수단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동시에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허위조작정보’,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유튜브 채널 운영을 억제하는 기능이라며 노란 딱지를 찬성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노란 딱지는 허위 정보 유통을 억제하고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는 순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을까요? 여기엔 시청자 몫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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