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환영 속 비난 화살 돌려… 대여 투쟁 호재 상실에 행보 고민도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대전’이 일단은 야권의 승리로 끝난 모양새인데도 야당들은 환호하지 않았다. 인사 참사를 빚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책임’을 질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단단히 별렀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포기한 청와대의 결정을 ‘만시지탄’이라고 깎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여 투쟁의 ‘호재’가 갑자기 사라진 만큼, 다음 스텝을 놓고 고민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야당들은 14일 조 장관의 사퇴를 반기면서 문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을 집중적으로 쏘았다.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까지 감행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입장문을 내 “조국이 결국 물러났다”며 “만시지탄”이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조국은 물러났지만, 국정 정상화는 지금부터”라면서 “이제 문 대통령의 차례다. 국민적 상처와 분노, 국가적 혼란을 불러온 인사 참사, 사법 파괴, 헌정 유린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직접 통렬하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조국 전 민정수석의 사퇴는 사필귀정”이라며 “그 동안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우습게 여겼던 부분에 대해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조 장관이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 늦게나마 사퇴를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그 동안 중지된 대통령과 5당 대표 영수회담을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오늘날 이 사태를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즉각 대국민 사과를 하고 강경론으로 일관하며 국민 분열을 부추긴 청와대 참모들을 경질하는 일대 국정쇄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당은 ‘조국 정국’을 거치며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무당층까지 일부 흡수하는 등 톡톡히 수혜를 입었다. 당내에선 ‘조국이 나라에는 악재이지만 당 입장에선 횡재’라는 말까지 오르내릴 정도였다. 조 장관이 예상보다 빨리 물러나면서 대여 투쟁 동력이 꺼질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당은 당분간 원내 투쟁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동력 삼아 16일부터 본격화할 검찰개혁 법안 여야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 1차 목표다. 청와대가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무리수를 두면서 밀어 붙인 검찰개혁 구상이 결국 실현되지 못하고, 공직선거법 개편마저 좌초할 경우 국정 주도권을 넘겨 받을 수 있다고 한국당은 기대하고 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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