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겪으며 정치 주가는 뛰어… 당분간 ‘자연인’으로서 지낼 듯 
지난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사퇴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현 정부와 동행해 온 그의 여정이 일단 멈췄다. 조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내년 총선 차출 대상 1호로 거론됐고, 최근 ‘시련’을 겪으면서 대선주자로서의 주가가 오히려 뛰었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이 굳세게 버틴 그를 ‘맷집 센’ 차기 주자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입은 상처가 워낙 깊은 만큼 조 장관의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기 전까지, 조 장관의 출마는 내년 총선의 중대 변수로 거론됐다. 부산 출신인 그를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부산에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비중 있게 오르내렸다. 역설적이게도 최근 들어 그의 총선 출마설이 다시 살아났다. 장관에서 물러난 뒤 검찰개혁을 내걸고 내년 총선에 출마해 명예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무성했다.

그러나 조 장관이 정치인으로 당장 변신해 순항할 가능성은 크지는 않다. 조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은 어느 당이 더 개혁적인 면모를 보여주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선거”라며 “조 장관을 당이 영입하면 개혁적 이미지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부인과 동생 등이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조 장관이 적극적으로 정치의 뜻을 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 장관은 사퇴 입장문에서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연인’을 언급한 것은 당분간은 공직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는 듯으로 해석됐다. 총선 공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 초까지 조 장관 가족의 검찰 수사 문제가 말끔하게 정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조 장관이 차기 대선에 소환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대선은 지지층의 충성도와 인지도, 명분을 갖춘 인물에게 유리한 선거인 만큼,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조 장관의 출마 여부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여권이 14일 조 장관의 사퇴를 ‘명예 퇴직’으로 감싼 것이 조 장관의 추후 정치적 입지를 다져 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조 장관 사퇴를 놓고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어려움 속에서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검찰개혁 제도화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조 장관의 노력과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돼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 개혁의 큰 걸음을 떼는 일”이라며 조 장관의 업적을 치켜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 관계자는 “조 장관의 정치 생명은 가족에 대한 법원의 판단과 정치권의 사법개혁 완성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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