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사퇴 후 온라인 커뮤니티 충격ㆍ환영 엇갈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예상치 못한 사퇴 소식에 누리꾼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 장관이 14일 사퇴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힌 뒤 온라인 커뮤니티 간 의견은 엇갈렸다. 조 장관을 옹호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곳은 “가족 인질극 때문”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검찰로 돌렸지만, 다른 쪽에서는 “드디어 사퇴했다”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최근 조 장관을 지지하며 검찰 개혁 집회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북유게’에서는 “조 장관의 사퇴가 장작이 될 것을 계산하고 우리(지지자들)를 믿고 내린 결정이라고 믿는다”며 조 장관 사퇴의 변을 지지하는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조국을 이렇게 밟는데 이후에 개혁 의지 가진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되려고 하겠느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클리앙’ 등 조 장관을 지지해 온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알 수 없는 분노들이 느껴진다”며 조 장관의 사퇴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의견이 올라왔다. 이들은 “그동안 잘 버텼는데, 내 세금과 수신료가 적폐들의 호주머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우울하다(크**)”, “검찰이 바라던 게 가족을 괴롭혀 할 일을 못 하게 하는 것(레**)” 등의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반대로 조 장관을 향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해 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조 장관의 사퇴에 “사필귀정”이라며 찬성하는 의견이 올라왔다. 일부는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자 부랴부랴 사퇴한다”, “차라리 임명 전에 사퇴를 해야 했다”며 사퇴 시기를 두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한 누리꾼은 조 장관의 과거 트윗을 인용하며 조 장관 사퇴에 찬성하는 취지를 전했다. 인용된 트윗은 조 장관이 지난 2017년 3월 12일 트위터에 “일말의 연민이나 동정심도 사라지게 만드는 퇴장이다”라고 올린 글이었다.
일부 누리꾼은 조 장관의 사퇴를 두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청와대는 조국 사퇴로 모든 일이 해결됐다고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 조국 관련 의혹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지켜볼 것이다. 청와대는 이런 불만을 무시하지 말고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의 사퇴가 검찰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서 한 누리꾼은 “조국도 물러났고 이제 검찰을 바꿔야 할 때다. 검찰 개혁은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 조국이 아니어도 가능해야 한다. 조 장관이 늦게 물러나서 짜증 난다. 진즉 관두고 다른 사람이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을 두고 누리꾼들은 “이제 권력 눈치 안 보고 검찰 주도 개혁하면 된다”, “검찰 개혁을 왜 하나. 국민이 믿을 건 검찰 하나뿐”이라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조 장관은 임명 35일 만인 이날 사퇴의 변을 밝히며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았다. 조 장관 일가의 사학재단, 사모펀드 운용, 자녀 입시 문제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지 약 두 달 만이다. 청와대는 조 장관의 사표를 사실상 수리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의 사의 표명에 “조국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다.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다만 여론 분열을 두고 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