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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만남ㆍ협업시스템… 중랑구 봉제업을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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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만남ㆍ협업시스템… 중랑구 봉제업을 되살린다

입력
2019.10.15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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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MJ어패럴 대표가 2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동북권패션지원센터 봉제실에서 봉제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박영민 MJ어패럴 대표가 2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위치한 동북권패션지원센터 봉제실에서 봉제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지난 2일 서울 중랑구 경의중앙선 상봉역 인근의 동북권패션지원센터. 서울시가 중랑구 봉제업체생산 지원을 위해 운영 중인 이 곳 재단실에서 작업자들이 원단을 큼직하게 직사각형으로 자르면 컴퓨터에 입력된 디자인대로 기계가 정교하게 옷감을 자른다. 일반인이 보기에 신기하기만 한 원단 재단 공정이 봉제 스마트앵커가 생기면 첨단화와 무인화가 훨씬 더 진전된다.

서울시는 중랑구와 함께 지역 봉제업의 부활을 위해 스마트앵커 건립을 추진 중이다. 배를 고정시키는 닻(앵커ㆍanchor)의 역할이 그렇듯, 도심 내에 정보통신(IT)과 제조인프라가 협업 시스템을 이뤄 지역경제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게 스마트앵커의 기본 개념이다.

이날 동북권패션지원센터에서는 봉제 장인인 장수홍 마스터기획 대표, 김현태 동선 대표, 박영민 MJ어패럴 대표가 중랑구 패션봉제 공동 브랜드 논의를 위해 모여 있었다. 박영민 대표는 “제품을 만들면 동대문시장으로 판매하지만 해외 수출은 없는 편이어서 유통망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스마트앵커가 건립되면 봉제 업체와 디자이너 간 커뮤니케이션으로 협업의 효과가 더 창출돼 판매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2017년 12월 봉제 스마트앵커로 선정한 중랑구를 비롯해 지난달까지 중구(인쇄), 성수(수제화), 구로(기계금속) 등 총 7곳을 스마트앵커 조성지로 선정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스마트앵커 사업 그래픽=김경진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스마트앵커 사업 그래픽=김경진 기자

서울시와 해당 자치구, 역내 제조업체들도 제조업 부활을 위해 긴밀하게 협조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랑구의 경우 지난달 3명의 디자이너와 봉제 장인들이 협업해 업사이클링 의류 3가지 품목을 제작했다. 세련된 디자인에 비해 저렴한 가격 덕분에 3개 품목 모두 품절됐다. 디자이너와 봉제 장인이 결합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랑구에 따르면 봉제제조업 사업자 등록이 된 곳은 2,600곳, 종사자는 1만3,000~1만4,000명이다. 제조업 인구 중 봉제업이 73%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하지만 대다수 사업체가 5인 규모 이하로 힘겹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노후빌라 개발 등으로 입주공간 멸실 우려와 임대료 상승이라는 퇴로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패스트 패션(SPA) 브랜드의 급부상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가격 경쟁력이 약화해 수익 창출이 갈수록 저조해지고 있다. 김유준 중랑구 패션봉제팀장은 “스마트앵커를 통해 봉제업의 활력 회복은 물론 산업형 도시재생 측면에서 관광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프로모션을 통해 직수출 유통망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1년 하반기쯤 완성될 중랑 스마트앵커엔 국비 25억원, 시비 28억원, 민자 85억원이 투입되고 중랑구가 시가 44억원가량인 구유지를 댄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 동북권패션지원센터 재단실에서 2일 한 직원이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재단 작업을 하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서울 중랑구 상봉동 동북권패션지원센터 재단실에서 2일 한 직원이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재단 작업을 하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서울시는 2018년에서 2022년까지 스마트앵커 20개 건립을 추진 중이다. 도심 제조업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공정 자동화와 기획-디자인-제조-유통-마케팅의 유기적 연계가 목표다. 또한 기존의 하청 방식의 생산 구조에서 벗어나 공정별 종사자 간 협업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일감을 만든다는 계산이다.

서울시가 제조업 부활에 역점을 쏟는 또 다른 이유는 고용의 안정성이다. 국내 제조업 종사자의정규직 비중은 87%로 정규직 비율이 높은 편이다. 최현정 서울시 도시제조업거점반장은 “소공인이 가진 잠재력과 도시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산업적으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앵커를 통해 도심 내 제조업체들이 부가가치를 더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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