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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대사 “북한, 아무것도 안 하면서 미국에 모든 것 요구”

입력
2019.10.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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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위비 분담금 더 많이 내야”

해리 해리스(가운데) 주한 미국대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제31차 한미재계회의 환영만찬 리셉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데이비드 코다니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시그나 CEO),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허창수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전경련 제공 뉴시스
해리 해리스(가운데) 주한 미국대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제31차 한미재계회의 환영만찬 리셉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데이비드 코다니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시그나 CEO),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허창수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전경련 제공 뉴시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북한은 (비핵화 조치와 관련) 아무것도 안 하면서 미국이 먼저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간 실무협상 결렬의 원인이 북한의 완고한 태도 때문이라는 미 행정부 내 판단이 녹아있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해리스 대사는 9일(현지시간)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정확하게 자기들이 불평해 온 그 일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비핵화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북한의 불만이나, 북한 역시 미국에 제재완화와 체제보장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는 뜻이다.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 타임라인을 설정하지는 않았다"며 "우리에게는 협상팀이 따로 있고, 이들이 까다롭고 어려운 세부사항의 대부분을 풀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할 수 있을 정도의 북미 간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에 대해 해리스 대사는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한국이 (주한미군)전체 비용의 5분의1만 감당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협상이 시작되면 그 중간 어디쯤에서 절충안으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한미 외교당국은 지난달 24~25일 서울에서 2020년 이후부터 적용할 제11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상(SMA) 체결을 위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미국은 이번 SMA 협상에서 2019년 방위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89억원)의 5배가 훌쩍 넘는 50억 달러(한화 약 6조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대사의 '절충안' 발언을 단순 대입하면 6조원의 중간 수준인 3조원이 미국이 생각하는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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