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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부담에 막바지 검찰 수사가 사퇴 결심에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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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부담에 막바지 검찰 수사가 사퇴 결심에 결정타?

입력
2019.10.14 14:59
수정
2019.10.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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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장관 왜 전격 사퇴했나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오대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오대근 기자

두 달 넘게 극단적 진영 대립을 초래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사퇴 의사를 전격 밝혔다. 이날 오전 발표한 검찰개혁안이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었다는 것을 전제로, 남은 과제는 후임자에게 넘기고 자신은 본인 일가에 제기된 의혹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법조계 안팎에선 최근 정권 수뇌부의 움직임과 막바지에 다른 수사 상황이 조 장관의 사퇴 결심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조 장관은 사퇴 결심 배경을 두 가지 정무적 전제와 두 가지 개인적 필요성을 들어 설명했다. 결심의 전제는 △지난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고 △전날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당정청 회의가 열렸다는 점이다. 온갖 의혹 제기와 그로 인한 검찰 수사에도 자신이 관철하고자 했던 검찰 개혁의 방향성을 11가지로 이미 집약을 했고, 이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 있는 논의가 시작된 이상 장관 '조국'의 최소 요구치는 충족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치적 위치를 '셀프' 정리한 조 장관은 이후 자신과 가족의 상황을 사퇴의 최종 변수였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사퇴문을 통해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고 밝힌 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를 떠난다면, 한 집안의 가장인 '조국'은 이제 사퇴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선 이 같은 설명에도 기습적인 조 장관 사퇴를 좀 더 다양한 이유로 해석하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정권 수뇌부와 여론의 급격한 변화 조짐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 모신 조 장관은 최근 여야 원로들을 불러 해결 방안을 모색한 문 대통령의 행보가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며 "대통령의 결단이 임박한 것을 예상한 그로선 오늘 발표가 자신이 선택 가능한 마지막 시점임을 알고 있었다"고 해석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윤석열 검찰총장 의혹 보도가 있었던 지난 주 금요일, 여야 지지율과 대통령 업무평가가 골든 크로스됐다"며 "주말 동안 사퇴의 시간을 더 지체하면 진실과 상관없이 여론이 급속히 기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청와대와 조 장관 모두 느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나흘간 성인 2,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5.3%, 한국당 지지율은 34.4%를 기록했다. 조 장관 논란 이후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가 처음으로 0.9%포인트로 오차범위(±2.0%p) 이내로 들어 선 것이다.

검찰 내부에선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막바지에 들어선 점 역시 사퇴를 결정하게 한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현재 검찰은 조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검찰은 그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최종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 장관 동생의 영장 발부는 자신의 일가가 운영 중인 웅동학원 관련 비리의 분기점이 되고, 정 교수의 사법처리 여부는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과 관련해 자신의 자녀들도 직접 연동되는 사안"이라며 "법무부 국정감사(15일)까지 버틸 경우 검찰이 더 이상 '현직 예우'없이 계획대로 강공으로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음을 조 장관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의 사퇴에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우리도 사퇴 소식이 처음 알려진 오후 1시30분에야 내용을 접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관련 보고를 받았지만 별 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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