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산은-수출입은행 합병 제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발언 당사자인 이 회장은 “두 은행 합병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견을 전제로 했던 산은과 수은 통합 논의는 접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주무 부처에서 의사가 없다고 했으니 접을 수 밖에 없지만, 민간에서 더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정책금융이 여러 기관에 분산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같은 달 16일 “그분(이 회장)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더 이상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안을 사실상 일축했다. 이 회장은 “두 은행 합병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느냐”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기자간담회 이후 당국에서 당분간 검토할 부분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건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산은-수은 합병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각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경쟁 차원에서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대출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 정책금융기관은 거액 지원이 잘 안 되기에 조금 집중해서 선별적으로 하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일반적인 B2C(기업-소비자 간) 투자는 많지만 B2B(기업 간)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라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금융은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 회장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은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하며 얘기하는 게 바로 공직을 이용하는 것”(김진태 의원), “공직자 언행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곱씹어 보게 한다. 정권 내 주요 포스트에서 일하는 신분인 점을 생각하면 신중해야 한다. 이 정권의 유체이탈 (화법이) 너무 심각하다”(김선동 의원), “자리의 엄중함이나 처신의 진중함에서 사견은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김성원 의원)며 이 회장을 몰아세웠다.

그러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고민 속에서 발전 방안을 갖고 사견을 전제로 얘기한 것으로, 정부 기관과의 논의도 나쁘지 않다”(김병욱 의원)며 이 회장을 엄호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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