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최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사랑받았던 ‘싸이월드’가 지속된 경영난으로 폐쇄 기로에 놓였다. 이용자들은 10년 넘는 기간 동안 싸이월드에 보관했던 추억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싸이월드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 접속이 아예 불가능해졌다. 연이은 이용자들의 항의에도 운영진은 어떠한 공지나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대로 아무 조치 없이 도메인 주소가 만료되는 11월 12일이 지나면 이용자들은 기존 주소로는 싸이월드에 더 이상 접속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도메인 1년 연장 비용은 2만~3만원 수준에 불과해 운영진의 의지만 있다면 도메인을 잃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메인이 사라진다고 해서 싸이월드 내부에 보관돼 있던 사진과 동영상 등의 데이터가 한꺼번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의 사진과 동영상 등 게시물들은 복수의 서버 관리 업체에 분산 저장돼 있어 싸이월드가 접속 장애 문제만 해결한다면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경영난에 시달려온 싸이월드는 수개월째 서버 유지비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싸이월드가 직원들 월급도 못 준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떠돌았다”며 “지난해 서비스 개편을 통해 절치부심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직원들이 대거 퇴사하면서 서비스 유지가 더욱 힘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통신사업자가 서비스를 종료하기 위해서는 예정일 30일 전까지 이용자에게 알리고 15일 전까지 관련 서류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해야 한다. 사전 고지 없이 서비스를 폐지한다면 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

1999년 인터넷 커뮤니티로 시작한 싸이월드는 2000년대 미니홈피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때 누적 가입자 수가 3,0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시작된 모바일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한 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해외 SNS에 1등 자리를 내줬다. 201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한 뒤 어렵게 운영을 이어나가다 2017년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금 50억원을 유치했지만, 과거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전제완 대표 등 경영진을 대상으로 임금체불 소송까지 시작될 정도로 경영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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