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ㆍ연천서 이틀새 4마리 발견… 감염위험지역에 철책 설치해 이동 차단
멧돼지 집중관리지역. 환경부ㆍ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남쪽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연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방역 대책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서울 이북지역 야생멧돼지를 전면 제거하겠다는 목표로 총기사냥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당초 총기포획이 멧돼지 이동을 부추긴다는 부작용을 이유로 이를 금지했지만,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자 급히 방향을 수정한 것이다.

13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날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 민통선 내 군부대에서 신고한 멧돼지 폐사체 2개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 11일 연천군과 철원군 DMZ 남쪽 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멧돼지 1마리와 폐사체 1개에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온 뒤 이틀 연속이다. 이로써 DMZ 남방한계선 이남에서 발견된 돼지열병 확진 개체 수는 4개가 됐다. 앞서 지난 3일 연천군 DMZ 안쪽에서 발견된 것까지 합하면 총 5마리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정원화 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11ㆍ12일 바이러스 검출 지점이 매우 가깝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감염된 폐사체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와 관련 지자체는 야생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놨다. 사실상 북한으로부터의 유입 방어선이 뚫렸다고 보고 적극적 포획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우선 멧돼지 폐사체 발견지역부터 서울 이북에 이르는 지역을 △감염위험지역 △발생ㆍ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로 나눠 관리하기로 했다. 폐사체가 나온 철원ㆍ연천 등 ‘감염위험지역’엔 전체 테두리에 철책을 설치해 멧돼지 이동을 차단한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30㎢ 이내인 위험지역에는 포획틀 10개와 포획트랩 12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300㎢ 이내는 ‘집중사냥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멧돼지 이동 저지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총기 포획을 실시하게 된다. 특히 강원도는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ㆍ고성군 등 5개 접경지역 민통선 내에 유해조수 구조단을 동원해 멧돼지 포획 작업을 하기로 했다.

강화ㆍ김포 등 돼지와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개 지역과 고양ㆍ양주 등 인접 5개 시군은 ‘발생ㆍ완충지역’으로 관리된다. 이 지역에서는 멧돼지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기 포획은 금지되지만 10월말까지 포획틀과 포획트랩을 확대 설치한다. 인천ㆍ서울ㆍ북한강ㆍ고성(46번 국도) 이북 7개 시군은 경계지역으로 설정해 14일부터 집중 포획을 실시한다. 무료 수렵장과 포획주간을 운영하고 마리당 10만원 상당의 포획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접경지역 멧돼지 예찰과 방역도 강화된다. 국방부는 이날부터 이틀간 이틀간 접경지역 주둔지ㆍ민통선 비무장지대 일대를 정밀 수색하고 주기적으로 예찰한다. 민통성지역 감염 멧돼지를 찾기 위해 산림청 열상용 드론도 투입된다. 농림축산식품부 또한 14일부터 강원도 남방한계선 10㎞ 이내 희망하는 모든 양돈농가에 대해 전량 수매를 추진하고 농가 울타리 설치여부를 점검하는 등 농가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야생멧돼지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추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 부처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 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강원=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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