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제재 불구 정제유 유입 정황

국제사회의 유류 반입 제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유조선들이 여전히 남포항을 드나들며 유류를 반입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12일 보도했다.
미국의 민간위성업체인 플래닛랩스가 북한 남포항 해역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유조선으로 보이는 선박 2~3척이 매주 남포 일대 항구를 드나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저 유류 하역시설(Offloading buoys)에도 대형 유조선들이 정박했다 사라지는 모습이 관측됐다.
이와 관련, 1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약 70m 길이의 유조선이 해상 유류 하역시설이 자리한 곳에 정박해 있었고, 5일 촬영된 사진에도 90m의 대형 유조선이 포착됐다. 약 일주일간 대형 유조선 2척이 이곳을 드나든 것이다. 지난달 8일과 16일에도 2척의 대형 유조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97호에서 북한에 반입될 수 있는 정제유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미국은 그러나 지난 7월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올 1~4월 북한 유조선이 70차례 남포항과 청진항을 드나들었다”며 “최대 100만 배럴의 정제유가 북한에 반입됐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항구를 통한 유류 반입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유조선 출입항 정황은 남포 내 다른 항구에서도 나타났다. 해상 원유 하역 시설에서 서쪽으로 약 60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항구의 중앙 접안시설에서 지난 8일과 11일 60m 길이 유조선이 목격됐고, 지난달 13일과 16일, 23일에도 각기 다른 유조선이 포착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초부터 이달 초까지 한 달간 최소 9척의 유조선이 북한 남포항을 드나든 것이다. VOA는 “통상 북한을 드나드는 유조선이 실을 수 있는 유류 양이 1,000~3,000배럴”이라며 “지난 한 달간 남포항에서만 최대 2만7,000배럴의 정제유가 추가로 유입된 것”이라고 추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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