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연 1.50%)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부진한 실물경기와 낮은 물가로 볼 때 금통위가 지난 7월에 이어 재차 금리를 내릴 거란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한은 금리 인하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1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최근 발언을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굳히는 재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경기 흐름에 대해 “하방리스크가 (상방리스크보다)좀 더 크지 않나 싶다”고 밝혔고,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통화정책 초점을 경기회복세 지원에 맞추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이미)던졌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총재의 이러한 발언들은 금리 인하에 대해 일관되게 시그널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며 “경제지표도 워낙 좋지 않아 금리 인하를 11월로 미루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기준금리와 연관성이 높은 국채 단기물 금리(3년 만기 기준)도 지난 11일 기준금리보다 0.22%포인트 낮은 연 1.28%로 마감했다. 한은의 통상적인 금리 인하 폭이 0.25%포인트인 점을 감안할 때 한은이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걸로 시장이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던 지난 8월 직전 금통위 회의 때 금통위원 7명 중 2명이 금리 인하 의견을 냈고 4명은 ‘7월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며 유보적 입장을 취한 점도 이달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이 총재가 국감에서 내년 2.5% 성장 전망에 대해 “목표 달성을 자신 있게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한은의 내년 금리 정책 기조에 대한 전망도 본격화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중앙은행으로선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한은 내부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뚜렷이 감지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금통위 답변서에 따르면 금통위는 우리 경제의 주요 대외리스크로 종전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홍콩시위 사태’와 ‘일본 수출규제’를 새로 부각시켰다. 금통위는 이러한 대외여건 악화가 정치적 요인에서 비롯하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 공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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