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시 징역 3년 이상… 12대 중과실엔 최대 무기징역”
“민식이가 다시 돌아올 수는 없지만,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해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떠나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3일 국회 정론관을 찾은 고 김민식군의 부친은 터지는 울음을 억누르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김군은 지난달 학교 정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달려오는 차량에 치여 숨졌다. 해당 지역은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으로 방지턱은 설치돼 있었지만 신호등이나 과속단속 카메라는 없었다.
이날 지역구 의원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선 김군의 부친은 “가해자가 전방 주시만 했더라도, 과속만 하지 않았더라면, 운전 중 딴짓만 하지 않았더라면 키가 130㎝가 넘는 제 아이를 못 볼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사고가 나고 한참 뒤에서야 브레이크를 밟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애통해했다. 또 “사고 후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로 정신과 약 없이는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김군의 동생인) 둘째와 막내아이도 차만 보면 기겁을 하는 등 후유 장애를 심각하게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날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특히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를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음주운전·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이 원인이 된 경우에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또 스쿨존 내 횡단보도에는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강 의원은 “국민의 안전, 특히 어린이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우리 모두의 의무”며 “‘민식이 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어린이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군의 부친은 “법안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또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국회의원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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