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철원군 민통선 내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 2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로써 이틀 사이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남쪽에 있는 야생 멧돼지 4마리에서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 근접 지역 야생 멧돼지 사이에 돼지열병이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 강원 철원군 원남면 민통선 내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2개를 정밀검사한 결과, 모두 돼지열병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환경과학원 현장대응팀은 전날 오전 민통선 내 군부대에서 폐사체 발견 신고를 받아 현장에 출동해 추가로 발견된 폐사체까지 모두 2개에 대해 돼지열병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했다.
전날에는 철원군과 경기 연천군 야생 멧돼지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 11일 철원군 원남면에서 군인이 멧돼지 폐사체 1개를 발견해 신고했고, 추가 수색 과정에서 폐사체 3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방역당국이 시료 채취가 가능한 3개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1개가 돼지열병으로 확진됐다. 연천군 왕징면에선 살아있는 야생 멧돼지가 발견돼 사살 후 분석을 실시한 결과 돼지열병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틀 사이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멧돼지 4마리는 모두 DMZ 남방한계선 아래쪽, 민통선 내에서 발견됐다. 앞서 지난 3일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된 멧돼지 폐사체는 DMZ 안쪽에서 발견됐다. 당시 국방부와 환경부는 “우리 측 남방 한계선 철책에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구축돼 DMZ 내 멧돼지 등의 남측 이동이 차단돼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이번에 검출된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지난 11일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점과 매우 가깝다”라며 “이 지역에서 감염된 폐사체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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