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많이 누그러졌다”며 “문제는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홍콩 시위대는 실망의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무역협상 중국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의 홍콩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홍콩에 대해 논의했다”며 “나는 중국이 홍콩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는 (홍콩을) 지켜봐 왔다”며 “나는 (류허) 부총리에게 (홍콩 사태가) 몇 달 전보다 훨씬 진정됐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시위 초기엔) 사람들이 정말 많았지만 지금은 훨씬 줄었다. 문제는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발표한 중국과의 무역협상 ‘스몰딜’과 관련해 “이 합의는 홍콩 사람들에게 매우 대단한 합의”라며 “홍콩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시위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인 ‘LIHKG’에서 열띤 토론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사용자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그는 우리가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우리는 미국을 믿고 싶어 하는가”라고 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사실상의 홍콩 제재조치,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홍콩에서는 11일 밤 홍콩 경찰을 규탄하는 2㎞ 길이의 인간띠 시위가 열렸다. 인간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번 반정부 시위에 활발하게 참여해 온 15세 소녀 천옌린의 의문사와, 대학생 소니아 응의 성폭력 피해에 분개하며 경찰의 만행 중단을 요구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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