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ㆍ정의당, 문 대통령-이재용 만남 두고 설전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것을 두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설전을 벌였다.
심상정 대표가 “국정 지도자가 투자를 애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며 ‘친(親)재벌, 반(反)노동’행보라고 비판하자, 강훈식 의원이 “심 대표와 조선일보 해석이 이상할 정도로 닮았다”며 심 대표를 꼬집었다.
강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의 투자를 애걸한다는 심상정 대표님께’란 제목의 글을 올려 심 대표를 비판했다.
심 대표가 전날 “(문 대통령이) 조국 사태로 불거진 국정 난맥 돌파를 위한 행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삼성 공장 방문을 지적하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심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삼성 공장 방문이고, 이 부회장과 9번째 만남”이라며 “희대의 국정농단 가담 혐의로 재판 중인 기업 총수를 3년도 안된 짧은 기간에 무려 9번이나 면담하는 것은 민심에도 벗어나고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강 의원은 “한 사람의 일자리라도 더 필요한 대한민국에서 ‘삼성의 지은 죄’ 때문에 산업 현장을 대통령이 기피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라며 “마침 같은 날 조선일보는 ‘정부와 삼성의 신(新)밀월’이라고 썼는데, 조선일보 해석과 심 대표 말씀이 이상할 정도로 닮았다고 느껴지는 건 저 뿐인가. 최소한 대통령과 대한민국 대표 기업 경영자와의 만남을 밀월로만 이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정 농단과 관련한 삼성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오롯이 사법부의 일”이라며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에는 사법부가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깔려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방문한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은 강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정부ㆍ여당의 혁신성장 행보를 '반노동’ ‘조국 사태 국면전환’이라고 폄하하자 즉각 반박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정의당은 강 의원의 공세에 대해 “고약한 말본새”라며 역공에 나섰다.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심 대표의 비판을 조선일보와 한패로 만들어 버리는 고약한 말본새 때문에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기업 현장에 방문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 왜 삼성에 집중되느냐와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둔 이 부회장을 9차례나 만날 이유가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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