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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동물 이슈] 반려견 방치한 훈련소... '공격성 교육'은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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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동물 이슈] 반려견 방치한 훈련소... '공격성 교육'은 가능했을까?

입력
2019.10.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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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격성 교육’ 해준다더니… 반려견 방치한 훈련사

TV 방송 출연 이력이 있는 한 훈련사가 교육을 위탁한 반려견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7일 MBN 보도에 따르면 수의사 남윤주 씨는 지난해 반려견 3마리가 공격성을 보이자 경기도의 한 훈련소에 위탁 교육을 맡겼습니다. 남 씨는 해당 훈련사의 TV 출연 이력을 믿고 6개월간 360만원을 지불했지만, 반려견의 공격성은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교육이 당연히 이뤄졌을 것이라고 생각해 (내 잘못이라며) 자책을 하고 있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남 씨뿐 아니라 3개월간 반려견을 맡긴 또 다른 보호자 역시 교육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훈련소에서 일한 전직 직원들도 제대로 된 교육은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반려견이 이동장에 하루 20시간 넘게 갇힌 채 방치돼 있었다는 것이죠. 이들은 반려견들의 식사 시간, 배변 시간 등 하루에 총 4번 정도 나왔을 뿐이라며 반려견이 이동장 밖에서 생활한 시간은 하루 2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훈련사가 공격성 교육을 해 주겠다고 반려견을 6개월간 교육했지만, 교육 효과는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n 보도영상 캡처
한 훈련사가 공격성 교육을 해 주겠다고 반려견을 6개월간 교육했지만, 교육 효과는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n 보도영상 캡처

MBN 취재에 응한 해당 훈련사는 “부분적으로 신경을 못 썼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며 관리 책임만 일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떠넘겨놓고 다 알아서 되겠지, 한 건 아니다”라면서 피해자 및 관련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피해 견주들은 현재 해당 훈련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보도 이후 자신도 해당 훈련소에 반려견을 맡긴 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거나, 해당 훈련소는 아니지만 다른 훈련소에서 분리불안 해소를 위해 ‘반려견 위탁교육’을 맡겼다가 오히려 분리불안이 더 심해졌다고 주장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습니다. 반려견 행동전문가 알렉스 리(이기우)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요점은 ‘반려인이 (돈을 지불한 만큼) 기대했던 서비스를 받았느냐’인 듯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훈련소에 들어간 반려견이 충분히 산책을 하거나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는지가 중요하단 뜻이죠.

반려견의 공격성 교육을 위해서는 반려인과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두려움의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니드픽스
반려견의 공격성 교육을 위해서는 반려인과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두려움의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니드픽스

알렉스 리는 특히 ‘공격성 교육’ 부분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흔히 공격성 있는 개들은 훈련소로 보내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사실 공격성 교육을 하려면 먼저 공격성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격성의 원인은 대개 불안감, 두려움 등의 감정을 유발하는 자극인데, 이 자극은 반려인과 반려견의 일상생활에서 나타난다는 게 알렉스 리의 말입니다. 그는 “일상생활이 아닌 훈련소에서 불안감, 두려움의 실체 없이 어떻게 공격적인 반응을 다른 반응으로 바꿔주는 교육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비슷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반려인들도 반려인들의 행동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당 훈련소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잘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 ‘라쿤카페’ 탈출 시도하는 라쿤... 전문가들 "공중보건 우려된다"

‘라쿤카페’로 대표되는 야생동물카페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가운데, 한 라쿤이 카페를 탈출하려 시도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2일 저녁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건물 3층 라쿤카페의 열린 창문 사이로 라쿤이 탈출하려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영상 속 라쿤은 창문에서 나와 무언가를 잡으려 애쓰고 있지만 건물 벽에는 라쿤이 잡을 만한 어떤 물건도 없어 더욱 아찔해 보입니다. 영상 제보자는 “사건 당시 카페가 정상 영업하는 시간이었지만 문은 닫혀 있었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카페 점주는 뉴스1에 “최근 당한 교통사고 때문에 매장 근처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같은 건물 사장님 연락을 받고 바로 달려가 조치했다”며 영상 속 라쿤이 무사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일은 100% 우리 실수고 잘못”이라며 미흡한 관리에 대해 인정했습니다. 다만 '라쿤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영업을 하지 않은 날에도 아침저녁으로 배변을 치우고 사료와 식수를 공급했다”며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해당 업주가 동물을 방치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설사 하루 종일 라쿤을 보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책임 있는 관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애초에 상가 시설 자체가 야생동물을 데리고 있기에 적합한 시설이 아닐뿐더러 반려동물 돌보듯 라쿤을 돌보는 것이 라쿤의 본래 습성과 맞지도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입니다.

야생동물카페는 도심 상가 건물에서 영업하고 있는 곳이 많은 만큼, 이번 사건처럼 작은 틈이 생겨 라쿤과 같은 야생동물이 탈출한다면 공중보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라쿤은 광견병과 같은 인수공통질병을 전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서울 한 카페 CCTV를 통해 도심 주변을 헤매던 라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과 9월, 라쿤을 봤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포획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연이어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야생동물카페는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어웨어와 인도주의수의사모임 ‘휴메인벳’이 8월에 공동으로 발표한 ‘2019 전국 야생동물카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야생동물카페는 2017년 35개 업소에서 현재 64개 업소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64개 업소 중 35개 업소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 있었으며 이 중 라쿤을 전시하고 있는 업소는 23곳이었습니다.

늘고 있는 야생동물카페를 막기 위해 카페 운영을 금지하고 야생동물 거래를 제한하자는 내용을 담은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2건이 국회에 발의돼 있습니다. 여기에 동물원의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사육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1건이 발의된 상태지만 3건 모두 1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입니다.

법률 개정안은 계류 중인 상태이지만 당국에서는 나름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국무총리비서실 직속 시민사회비서관실은 지난달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야생동물카페 문제 간담회를 갖고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인수공통질병 등의 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관계 부처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이 문제를 방치하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처럼 큰 재앙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개정 법안이 1년 넘게 계류됐는데 20대 국회가 끝나면 곧 파기된다. 정부에서도 나서고 있는 만큼 더 문제가 확산되기 전에 입법부에서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3. ASF 추가 확진 ‘총 14건’… 초기 방역 허점 또 드러나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6일 만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또다시 발병한 가운데 초기 방역의 허점이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9일 오후 11시,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연천군 신서면의 한 돼지농장이 의심 신고한 돼지가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장과 반경 3km 안에 있는 돼지 9,320마리를 살처분하고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국내 돼지열병 발생은 총 14건으로 늘어났습니다.

당초 경기 파주시, 김포시, 인천 강화군 등 서부 접경 지역에서 주로 발병하던 ASF가 상대적으로 동쪽 지역인 연천군 신서면에서 발생한 점에 대해 방역당국은 아직 명확한 감염 경로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연천군 백학면의 농장이 ASF 확진을 받은 사례가 있긴 했지만, 해당 농장과 이번에 발생한 농장은 동쪽으로 25.8㎞ 떨어져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확진을 받은 신서면 농장은 지난 3주간 강도 높은 관리를 받았습니다. 다만 신서면 농장과 백학면 농장이 같은 분뇨시설을 이용한 점 등은 국내에서의 2차 감염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좀처럼 ASF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초기 방역 당시의 허점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군사보호시설에 북한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돼지 사체 1구가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날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연다산동 양돈농가의 돼지 2,300여마리를 살처분하는 날이었습니다.

돼지 사체는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 임월교에 설치된 적 침투 방지 스크린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군 관계자가 이를 먼저 확인한 뒤 파주시에 통보해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주시는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관계자는 돼지 사체를 육안으로만 확인한 뒤 연다산동의 살처분 대상 돼지들과 함께 매장했습니다. 만일 이 돼지가 ASF에 감염됐다면 부패한 사체로 인해 주변 하천이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검역당국은 “부패 정도가 심해 시료 채취가 불가능할 것 같아 정밀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파주시 관계자 역시 “새끼 돼지에게서는 발병 사례가 없었고 검역본부에서도 다른 돼지들과 함께 처리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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