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전남 무안에서 발생한 ‘의붓딸 살해사건’의 계부와 범행을 공모한 친모가 중형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부장 정재희)는 지난 4월 27일 전남 무안군 한 농로의 승용차 안에서 의붓딸 A(12)양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시체유기 등)로 구속 기소된 계부 김모(31)씨와 친모 유모(39)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김씨에게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15년간 신상 정보 공개, 3년간 아동ㆍ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검찰은 앞서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누구보다도 보호해야 할 존재인 만 12세의 딸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치밀하게 살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김씨는 피해자를 추행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고도 피해자에게 더 큰 잘못이 있는 것처럼 유씨에게 믿게 했다. 유씨는 피해자의 친모임에도 구체적인 살인 지시를 한 것으로 보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씨와 유씨는 지난 4월 27일 오후 5시부터 오후 6시30분 사이 전남 무안 한 농로에 세워둔 차량에서 중학생 딸 A(12)양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다음날 오전 5시30분쯤 광주 한 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범행 전 수면제 성분의 약을 탄 음료수를 A양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사망 전인 지난 4월 초 친부의 도움을 받아 김씨를 성범죄자로 신고했다. 신고 사실을 알게 된 이들 부부는 A양을 상대로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아내가 범행을 유도했다고 진술했지만, 유씨는 재판 내내 범행이 이뤄질 때 막지 못했지만 살인을 함께 계획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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