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서 “법조인 친분 과시할 때 이름 나와… 통화내역 등 객관적 자료 없었다””
‘김학의 수사단’ 단장이었던 여환섭 대구지검장은 11일 “김학의 전 차관과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건설업자)윤중천을 불러 확인했으나 윤석열 검찰총장을 안다고 한 적이 없고, 윤중천씨의 명함과 개인 다이어리, 1,000개가 넘는 전화번호, 통화기록 등 객관적 자료 어디에도 윤석열이라는 이름은 없었다”며 일부 언론이 제기한 윤석열 총장 성접대 의혹과 수사를 덮었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여 지검장은 이날 대구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수사단장을 할 때 2013년 윤중천 사건 1차 수사기록부터 관련 기록을 모두 봤지만 윤 총장의 이름이나 전화번호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여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수사권고에 따라 올 3월 구성된 수사단장을 맡았다.
그는 “과거사위 관계자가 정식 조사 전에 (검찰청사가 아닌)외부에서 윤중천씨를 만나 면담하는 과정에 ‘윤석열 총장을 만난 적 있는 것 같다’는 취지의 면담보고서가 있지만 정식 조사고보고서엔 이 같은 언급이 전혀 없다”며 “면담보고서에도 성접대는 물론 접대라는 말 자체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단은 면담보고서에 윤석열 총장 이름이 나옴에 따라 윤중천씨를 상대로 확인했지만 윤씨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과거사위의 수사 권고나 의뢰도 없어 수사대상도 아니었다. 통화내역 등 객관적 자료 그 어디에도 윤석열 총장 이름이 나오지 않아 더 이상 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 지검장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도 “(윤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윤 지검장이 유명한 사람이니 자랑하려고 얘기한 거 아니냐, 거짓말을 한 적이 없냐고 했는데도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며 “윤 지검장을 안다고 진술했다면 면담 기록은 서명이 있는 공식자료가 아니었고, 자사위원 개인의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추가적인 입증이 힘들다고 판단해 더 이상 수사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씨의 인맥에 대해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아는 법조인이 있냐고 했더니 윤석열 당시 지검장을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애매한 표현으로 거론한 대목이 있었다”고도 했다.
여 지검장의 발언에 국감에서 질의에 나선 야당(무소속 포함)의원 9명은 모두 윤석열 총장의 접대 의혹에 대한 당시 상황을 추궁했다. 반면 여당의원 8명은 약속이나 한 듯 이 사안을 외면했다.
자유한국당 정점식ㆍ이은재의원과 무소속 박지원 의원 등은 윤석열 총장 접대의혹 등 보도에 대해 조국 장관 수사에 대한 물타기이며, 6년 전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것처럼 찍어내기 작전이라고 성토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은 “오늘 국감 내용을 봤을 때 오보임이 확인됐다”며 “윤 총장이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것, 검찰이 사건을 덮었다는 것 모두 사실이 아니라면 검찰이 법적인 조치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 지검장은 “대검찰청 차원에서 법적 대응할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한겨레21은 이날 윤중천씨가 윤석열 검찰총장도 원주 별장에서 접대했고, 검찰이 이 같은 진술에도 불구하고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덮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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