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별장 성접대’ 등 뇌물수수 의혹을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세 번째 수사를 이끌었던 여환섭(51ㆍ사법연수원 24기) 대구지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접대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해 “관련 진술이 있어 조사했지만 사실과 달랐다”고 반박했다. 김 전 차관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윤 총장을 접대했다는 진술 기록이 있어 수사를 했지만, 윤씨가 검찰 수사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말을 바꿔 더 이상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11일 한겨레21은 윤 총장이 윤중천씨의 별장에 들러 접대를 받았다는 윤씨 진술이 나왔으나, 검찰이 추가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 시작된 두 차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윤씨의 전화번호부나 압수된 명함 등에 윤석열 총장의 이름이 확인됐고, 지난해 꾸려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실무를 맡은 진상조사단이 조사 과정에서 윤씨 진술을 통해 이를 재차 확인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과거사위 수사권고에 따라 올해 3월 꾸려진 ‘김학의 수사단’의 단장이었던 여환섭 지검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진상조사단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기 전에 조사단원 한 명이 윤중천씨와 면담 형식으로 대화를 나눈 것을 기록한 자료가 있었는데 그곳에 ‘윤석열’이란 이름이 등장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는 “윤씨의 인맥에 대해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아는 법조인이 있냐고 했더니 윤석열 당시 지검장을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애매한 표현으로 거론한 대목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여 지검장은 “수사단이 수사를 시작한 후에 윤씨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지검장을 아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고 할 뿐 아니라 조사단과 면담에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윤 지검장이 유명한 사람이니 자랑하려고 얘기한 거 아니냐, 거짓말이라도 한 적이 없냐고 했는데도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여 지검장은 “그 외에 조사단이 윤씨의 서명을 받고 제출한 진술서나 녹취록에는 어디에도 ‘윤석열’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며 “윤 지검장을 안다고 진술했다는 면담 기록은 서명이 있는 공식 자료가 아니었고, 조사위원 개인의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추가적인 입증이 힘들다고 판단해 더 이상 수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1차 수사 과정에서 윤 총장 이름이 확인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경찰과 검찰의 1, 2차 수사기록 어디에도 윤 총장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며 “유명한 이름인데 봤다면 왜 기억을 못하겠느냐”고 해명했다. 또한 “당시 조사단의 기록은 모두 검찰과거사위원회에 전달이 됐고, 과거사위가 의혹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정식으로 수사권고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29일 과거사위는 재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며 한상대 전 검찰총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박충근 전 춘천지검 차장검사 등을 지목해 검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관련한 발표 내용은 없었다. 이후 수사단은 한 전 총장, 윤 전 고검장, 박 전 차장검사 등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결론짓고 사건을 종결했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한상대 총장 등 세 명을 수사 의뢰한 것은 윤중천씨 조사 과정에서 뇌물 전달, 향응 제공, 변호사법 위반 등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왔고 운전기사의 진술 등 정황증거까지 있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총장에 대해서는 별장에 온 적이 있다는 최초 만남에서의 얘기 말고는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었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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