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전에서 풀타임 출전한 골키퍼 조현우(28ㆍ대구)는 결국 샤워도 않은 채 퇴근했다. 그의 헤어스타일은 경기 시작할 때 손질한 그대로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2위 약체 스리랑카에 대승을 거뒀다. 한국이 김신욱(31ㆍ상하이 선화)의 해트트릭(4골)을 포함해 8골을 넣는 동안 스리랑카는 단 한 차례 슈팅도 못했다. 자연히 이날 선발로 나선 골키퍼 조현우는 일방적인 경기 탓에 종료 직전까지 공을 잡을 일이 드물었다. 꾸준히 몸만 풀던 조현우가 제대로 공을 잡은 건 경기 종료 직전 단 한 차례였다.
파울루 벤투(50ㆍ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스리랑카에 8-0으로 승리했다. 전반 11분 홍철(29ㆍ수원삼성)의 어시스트를 받은 손흥민의 발에서 선제골이 터진 뒤 김신욱의 해트트릭(4골), 황희찬(23ㆍ잘츠부르크), 권창훈(25ㆍ프라이부르크)의 추가골로 승리했다.
경기를 마친 조현우는 밝은 얼굴로 취재진을 맞았다. 이날 그는 한국이 대승을 거둔 데다 별다른 위기도 맞지 않았다. ‘샤워는 하고 나왔느냐’는 질문에 그는 “안 했다”고 했다. 헤어스타일도 경기 전 그대로였다고 한다. 다만 그는 “오늘 공은 (내게) 오지 않았지만 항상 뒤에서 긴장을 유지했다”며 “스리랑카가 약해서라기보다 날씨가 추워서 샤워를 못 했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북한전에 대비한다. 북한전에서도 조현우가 선발로 나설지는 미지수지만 그는 “지금까지는 스리랑카전만 준비했기 때문에 내일부터는 북한전을 준비할 것”이라며 “(내가 아닌) 어떤 골키퍼가 선발로 나와도 승리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13일 베이징으로 출국해 14일 평양으로 이동한다. 김일성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북한전은 15일 오후 5시 30분 열린다.
화성=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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