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자산을 관리해온 김경록(37)씨와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10일 공개했다. 이날 먼저 김씨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며 “KBS 역시 인터뷰를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맞대응이다.
KBS는 이날 9시 뉴스에서 “시청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김씨와 진행한 36분 분량의 인터뷰 전문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다”며 36분 분량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다. 인터뷰 왜곡 논란 및 검찰 제공 의혹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앞서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이날 검찰 유출 의혹 등에 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는 사측 입장을 비판하며 내부 게시판에 인터뷰 전문을 올리고 보직 사퇴를 시사한 바 있다.
KBS는 인터뷰가 이뤄진 계기와 보도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공개했다. KBS는 김씨 인터뷰 계기에 대해 “김 차장은 사건 초기부터 핵심 인물로 떠오른 당사자”라며 “김 차장 사무실과 직위 등이 공개된 상황에서 본인과 변호인을 설득해 9월 10일 인터뷰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인터뷰 전날까지 김씨가 두 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본인이나 정경심 교수에게 다소 불리하게 적용될 우려가 있는 질문을 할 경우 답변을 안 해도 된다고 설명했다”는 게 KBS 측 설명이다.
인터뷰 이후 검찰 관계자와 통화한 이유에 대해서 KBS는 “(김씨가)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던 만큼 정 교수나 본인에게 유리한 이야기만을 선별하거나 최악의 경우 허위 사실을 언급할 우려가 있었고, 객관적 확인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KBS는 또한 정교수가 사전에 사모펀드 투자 내용을 알았다면 자본시장법 등에 저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찰 측에 이를 확인했으며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KBS는 ‘정 교수가 조 장관 5촌 조카에게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김씨 설명을 싣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5촌 조카로부터 속았다고 말했는가’라고 거듭 질문했다”며 “이에 김씨는 정 교수 본인이 ‘피해자’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1시간 분량의 인터뷰 중 36분 분량만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머지 24분은 본인의 요청으로 카메라에 녹화되지 않은 비공개 내용”이라고 밝혔다.
KBS와 유 이사장 간 공방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유 이사장은 8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김씨 녹취를 일부 공개하며 조 장관 가족은 사기 피해자라는 주장을 펼쳤다. 여기서 김씨는 “KBS가 인터뷰를 한 직후 검찰에 관련 내용을 넘겼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당일 유 이사장의 주장을 반박했던 KBS는 9일 녹취록 유출 의혹을 조사하는 위원회를 꾸리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후 KBS 내부에서는 “유 이사장 말만 믿는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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